SK 김상현. 스포츠동아DB
김상현 “밑에서 야구하고 싶다는 말 기억”
동경했던 대선배와 사제지간…의욕 충만
모든 야구선수들은 어렸을 때 ‘베이스볼 키드’였고 프로야구 팬이었다. 프로선수로 꿈을 이룬 뒤 좋아했던 선수, 흠모했던 선배와 사제지간으로 만난다면 어떤 마음일까.
SK 이만수(55) 감독과 김상현(33·사진)은 태어난 곳도, 성장한 곳도 다를뿐더러 프로에서도 같은 유니폼을 입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당시 김상현은 유명한 선수가 아니었다. 반면 이 감독은 대스타 출신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코치로 한국무대에 복귀했다. 그리고 약속은 거짓말처럼 6년여 만에 이뤄졌다. 김상현은 “(KIA에서) 트레이드돼 SK에 왔을 때 감독님이 ‘그날 약속을 기억하느냐?’고 말씀하셔서 깜짝 놀랐다. 아주 오래전 일이라 당연히 잊으셨을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마음대로 편안하게 하라’고 격려해주신다. 너무 늦게 나이 들어서 왔지만, 정말 열심히 뛰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최근 김상현에게 “힘이 있으니까 다리를 들지 않고 쳐도 홈런을 때릴 수 있다. 한번 해봐라”며 넌지시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김상현은 “나도 모르게 감독님의 말씀대로 연습하고 있더라.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문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