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단협 백지위임… 임금동결 잠정합의고졸 정규직 ‘세일즈 직군’ 200명 뽑기로
이석채 KT 회장(왼쪽)과 정윤모 KT 노조위원장이 2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분당사옥에서 올해 임금 동결에 잠정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KT 제공
이번 협상 타결의 배경에는 KT 노동조합의 결단이 크게 작용했다. KT 노조는 9일 요구안을 명시하지 않고 단체교섭을 회사에 일임했다. 이는 1982년 노조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노조 측은 “유선 분야 수익이 크게 감소하는 등 회사의 경영 사정을 감안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번 단체교섭에 대비해 여러 대안을 놓고 저울질하던 사측은 노조의 백지 위임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양측은 노조의 ‘통 큰 결단’ 뒤 12일 만에 초고속으로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또 우수한 인재의 임금 수준을 크게 높이는 등 역할과 성과 중심의 인재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보상체계를 만들고 자율근무제를 확대하는 등 근무환경도 개선하기로 노사가 뜻을 모았다.
차완규 KT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회사가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임금 동결에 선뜻 동의했다”며 “나아가 KT를 더 활력 있는 직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사 합의를 통한 인사제도 정비에 나선 것이다”라고 말했다.
KT 노조는 24일 2만5000여 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