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 쇼를 하던 제돌이가 최근 야생 방류를 앞두고 눈물을 흘리는 듯한 사진이 공개됐다. 동물도 눈물을 흘리나? 흘린다면 슬픈 감정을 느끼기 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생체 반응에 따른 것인가? 》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눈물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안구에 습기를 제공해 안구운동을 부드럽게 하고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눈꺼풀에 있는 눈물샘에서 밤낮으로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나온다. 이를 기저눈물(basal tears)이라고 한다. 눈에 자극적인 물질이 들어오면 평소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되는데 이를 반사눈물(reflex tears)이라 한다. 또 사람은 기쁘거나 슬플 때에도 눈물을 흘리는데 이는 감정눈물(emotional tears)이다. 이렇게 사람의 눈물에는 세 종류가 있다. 그러면 제돌이의 눈물은 이 중 어느 것일까.
사람이 흘리는 감정눈물은 다른 종류의 눈물과 차이가 있다. 감정눈물은 프로락틴과 같은 호르몬을 다른 눈물에 비해 훨씬 많이 포함하고 있다. 또 눈물샘은 두뇌의 감정을 관장하는 부분과 신경으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 사람은 놀라거나 슬프거나 아주 기쁠 때도 눈물을 흘린다. 현재 대부분의 과학자는 사람만 감정눈물을 흘린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왜 감정눈물을 흘리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감정눈물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설명은 눈물이 고이면 시야가 흐릿해지는 데 주목한다. 시야가 흐릿해지면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인 동작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눈물은 공격자를 달래고, 복종이나 필요에 대한 정직한 신호로 여겨진다. 얼굴 표정에 감정눈물을 더하면 보는 사람에게 그 의미가 뚜렷이 전달된다. 그래서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흘릴 경우 상대방에게 훨씬 진한 슬픔이나 필요의 의미를 전할 수 있다. 기쁠 때나 자랑스러울 때 흘리는 눈물도 보는 사람에게 사회적 단결이나 유대의 의미를 전달한다.
감정 표현에 눈물이 더해질 때 사람들은 강하게 반응한다. 제돌이가 흘린 눈물이 비록 감정눈물은 아닐지라도 이를 본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유발한다. 제돌이의 눈물은 제돌이가 제주도 앞바다에서 잘살라는 바람을 소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소망일지도 모른다.
장 교수는 동물의 의사소통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제돌이 방류 시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제돌이 방류사업의 행동연구를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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