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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길에 잠깐… 시진핑, 예상깬 訪美

입력 | 2013-05-22 03:00:00

6월 7, 8일 방문… 오바마와 회담
북핵해법-사이버안보 주요 의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첫 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 취임 후 첫 방미임에도 중남미 순방길에 미국을 잠깐 들르는 전례 없는 형식이어서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성명에서 “시 주석이 31일부터 6월 6일까지 트리니다드토바고공화국 코스타리카 멕시코를 국빈방문하고 이어 7, 8일 미국을 방문하는 기간에 캘리포니아 주 랜초미라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 방미와 관련해 친 대변인은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중-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와 국제 및 지역문제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26∼28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예정이다.

시 주석의 첫 방미는 뜻밖인 대목이 적잖다. 시 주석은 중남미 3국을 국빈방문한 뒤 귀국길에 1박 2일간 캘리포니아에 들러 북미대륙을 횡단해 온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다. 중-미 양국은 이번 시 주석의 방미가 국빈방문이라고 설명하지도 않았다.

덩샤오핑(鄧小平) 등 시 주석의 전임자들은 첫 미국 방문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융숭한 대접을 받았고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시 주석의 첫 방미가 격(格)이 다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의전을 제쳐두고 내용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진찬룽(金燦榮)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관영 중앙 런민(人民)라디오에서 “중-미가 서로 격식에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로 관계가 성숙한 것 아니겠느냐”고 다른 각도에서 해석했다.

시 주석이 주석 취임 뒤 석 달 만에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것도 이례적이다. 외신들은 시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9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측해 왔다. 왕둥(王棟)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중-미 관계가 더욱 중요하고 복잡해지고 있어 최고 지도자들의 만남이 9월까지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 주석의 첫 방미가 중-미 양국의 절묘한 타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은 지난해 2월 후계자 신분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다”며 “2년 연속 시 주석이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은 모양새가 나쁜 만큼 이번 만남은 실무적 측면이 강조되도록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방중한 이래 후진타오(2011년) 시진핑(2012년·당시 국가부주석) 등 중국 측만이 방미한 것을 고려했다는 소리다. 외신들은 중국 측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원하고 있다고 전한다. 시 주석이 국빈으로 세계의 주목 속에 미국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이후로 미룬다는 의미다.

한편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 서방 외신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현안으로 북핵 문제를 꼽고 있어 한반도 위기 상황과 관련해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 밖에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세계 경제, 사이버 안보 분야 등 다양한 현안이 다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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