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 8일 방문… 오바마와 회담북핵해법-사이버안보 주요 의제로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성명에서 “시 주석이 31일부터 6월 6일까지 트리니다드토바고공화국 코스타리카 멕시코를 국빈방문하고 이어 7, 8일 미국을 방문하는 기간에 캘리포니아 주 랜초미라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 방미와 관련해 친 대변인은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중-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와 국제 및 지역문제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26∼28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예정이다.
덩샤오핑(鄧小平) 등 시 주석의 전임자들은 첫 미국 방문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융숭한 대접을 받았고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시 주석의 첫 방미가 격(格)이 다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의전을 제쳐두고 내용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진찬룽(金燦榮)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관영 중앙 런민(人民)라디오에서 “중-미가 서로 격식에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로 관계가 성숙한 것 아니겠느냐”고 다른 각도에서 해석했다.
시 주석이 주석 취임 뒤 석 달 만에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것도 이례적이다. 외신들은 시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9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측해 왔다. 왕둥(王棟)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중-미 관계가 더욱 중요하고 복잡해지고 있어 최고 지도자들의 만남이 9월까지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 주석의 첫 방미가 중-미 양국의 절묘한 타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은 지난해 2월 후계자 신분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다”며 “2년 연속 시 주석이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은 모양새가 나쁜 만큼 이번 만남은 실무적 측면이 강조되도록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방중한 이래 후진타오(2011년) 시진핑(2012년·당시 국가부주석) 등 중국 측만이 방미한 것을 고려했다는 소리다. 외신들은 중국 측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원하고 있다고 전한다. 시 주석이 국빈으로 세계의 주목 속에 미국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이후로 미룬다는 의미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