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버마 대신 미얀마로 호칭 정치개혁 높이 평가… 화해무드 과시 전문가들 “北에 무언의 개혁메시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20일 백악관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했다. 미얀마의 최고 지도자가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을 만난 것은 1966년 네윈 국가혁명평의회 의장의 방문 이후 47년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미얀마 간에 긴장관계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세인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혁·개방정책을 지지한다”며 “지난 2년간 세인 대통령의 지도력 아래 아웅산 수지 여사를 포함한 정치범이 석방됐고 선거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정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슬람 소수인종에 대한 폭력이나 종교 소요사태 등은 중단돼야 한다”며 미얀마 정권의 인권침해 우려를 지적했다.
세인 대통령은 “미얀마에 민주주의가 정착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미얀마가 개혁하는 데 많은 도전이 있지만 이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세인 대통령의 방문을 통해 미얀마가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무관세 적용 등 파격적인 혜택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방문에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의존도가 높은 미얀마와 우호관계를 구축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계산이 깔려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지난해 미얀마 방문 때 북한을 향해 “버마(미얀마)의 길을 따르라”고 촉구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북한을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인 대통령의 방미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보내는 개혁·개방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인 대통령은 19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 주최 간담회에서 미얀마와 북한 간의 핵기술 교류설에 대해 “북한과 외교관계만 있을 뿐 군사관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