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商議 “정기공채가 구직자들 무분별 스펙쌓기 유도”

입력 | 2013-05-22 03:00:00

“美-獨처럼 직무맞춤형 채용 필요”




국내 기업들이 주로 선택하는 정기 공개채용 방식이 지원자들의 창의성, 전문성보다는 일반적인 자질 검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구직자들의 무분별한 ‘스펙’ 쌓기 경쟁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보고서에서 “선진국 가운데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정기공채 방식은 특정 직무수행 능력보다 잠재능력 중심의 범용 인재 선발에 적합하다”며 “업무 전문성이 더욱 크게 요구되는 만큼 선발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기공채는 대규모 인력이 필요했던 고도 성장기에 국내 기업에 자리 잡았다. 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어 순환보직에 적합하고 직원들의 조직 충성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특정 직무에 대한 개별 직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연공서열식으로 입사연도에 따라 임금 및 승진이 결정되는 단점도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의 측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구직자들의 스펙 경쟁은 대규모 공채와 무관하지 않다”며 “기업이 다수의 지원자를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스펙을 볼 수밖에 없다 보니 구직자들도 실무능력보다는 스펙 쌓기와 필기시험 준비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독일의 기업들은 채용 시즌을 따로 두지 않고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충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기업들은 채용 공고에 입사한 뒤 맡을 업무와 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면접에서 직무능력에 관한 심층질문을 통해 구직자의 자질을 파악한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현재의 대규모 공채제도를 직무 맞춤식 채용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스펙 쌓기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기업과 구직자가 만족하는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미국, 독일처럼 직무 맞춤형 채용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