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료 비싸 입점매장 재계약 포기즐길거리 부족… 시민들 발길 뚝사업본부 “예산 깎여 어쩔수 없어”
2009년 개장한 광진구 자양 동 뚝섬 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 2층 북카페와 3층 생태사진전에는 찾는 사람 이 거의 없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있다. 동아일보DB
560m²(약 170평) 규모의 북카페에는 책이 꽂힌 책장보다 빈 책장이 더 많았다. 이용객은 10여 명. 그나마 324m²(약 98평) 규모의 3층은 빈 공간이나 마찬가지였다. 한강생태사진전이라고 해봤자 한강의 식물과 곤충을 A4 용지 크기의 종이에 출력한 것을 벽면에 붙여 놓은 수준이었다. 식물이나 곤충의 이름 말고는 어떤 설명도 달려 있지 않았다. 남편, 네 살배기 딸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수지 씨(34·여)는 “겉모습이 멋있어서 가족과 함께 놀러왔는데 안에는 볼거리가 너무 없다”고 아쉬워했다.
서울시가 이 전망문화콤플렉스로 골치를 앓고 있다. 원통형 겉모습이 자나방의 애벌레 모습을 닮았다고 해 일명 ‘자벌레’라고 불리는 이 시설은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문을 열었다. 총 145억 원을 들여 ‘시민들의 독특한 문화쉼터’를 표방하며 만들었지만 2010년 103만 명, 2011년 95만 명, 지난해엔 90만 명 수준으로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올해 운영 예산이 1억 원가량 깎이면서 프로그램을 충실하게 운영할 수 없다”며 “시민들이 즐겨 찾는 한강의 명소를 만들겠다고만 했지 정작 어떻게 운영할지 구체적 계획도 없이 문을 열었던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시는 개장한 지 4년 만인 올해 초 서울연구원에 의뢰해 시설 활성화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한국영 한강사업본부장은 “1층 매장 임대 계약이 끝나는 2015년까지는 현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그 이후 새로운 모습으로 재단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