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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도 베트남전에서 여성을 性的 이용” 하시모토 망언 릴레이

입력 | 2013-05-22 03:00:00

위안부 물타기 위해 역사 날조… 월남전참전자회 23일 항의집회




일본군 위안부 망언으로 파문을 낳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겸 오사카(大阪) 시장이 이번엔 베트남전 참전 한국군에 대해 날조된 내용의 발언을 했다.

하시모토 대표는 20일 밤 사카이(堺) 시에서 열린 일본유신회 모임에 참석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도 나빴다. 전쟁터의 성 문제로 여성을 이용했던 것은 틀림없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이든 영국이든 프랑스든 더 말하자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이든 모두가 전쟁터의 성 문제로 여성을 이용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일본도 나빴지만 ‘당신들, 과거를 직시하시오’라고 말하는 게 일본의 정치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궤변에 불과하다. 일부 국가에서 병사의 개별적인 일탈행위가 있었을지 몰라도 이는 엄연한 범죄 행위였다. 일본처럼 정부와 군이 조직적으로 위안소를 설치하고 여성을 강제 동원한 나라는 없다. 더구나 국제사회는 1921년 부인 및 아동 매춘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을 체결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베트남전에서 미국은 정책적으로 매춘을 금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대표의 궤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날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일 미군에 풍속업(매춘을 포함한 향락업) 활용을 권장한 데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미군의 성폭력이 심각한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대통령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을 일본에서 문제시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장의성 홍보부장은 이에 대해 “월남전에 파병된 한국 보병은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던 고지로 곧바로 투입됐다. 민간인을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전투지역 대부분이 밀림이어서 이동도 헬기로 했다”고 반박했다. 참전회는 23일 오후 2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하시모토 대표 등 일본 정치인들이 궤변을 거듭하면서 일본 국민들이 점점 이를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21일 일부 방송에서도 일본유신회 측이 하시모토 대표의 발언을 장황하게 해명하자 참석자들은 이해한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하시모토 대표는 24일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와 오사카 시청에서 면담할 예정이다.

한편 27일 도쿄(東京) 국립경기장에서 7년 만에 열릴 예정이던 한일 국회의원 친선 축구경기는 최근 양국관계 악화로 취소됐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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