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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아기 뺨처럼 부드러운 털옷, 혁신적이죠?

입력 | 2013-05-23 03:00:00

伊고급 패션브랜드 ‘콜롬보’의 마리나 로소니 제너럴 디렉터




최근 방한한 콜롬보의 마리나 로소니 제너럴 디렉터가 “직접 만져봐야 브랜드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며 소재의 혁신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웨어펀 제공

트렌드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시즌별 디자인을 달리하는 패션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브랜드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유지한 채 나름의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가 있다. 전자는 트렌디한 브랜드로, 후자는 클래식한 브랜드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클래식한 브랜드라고 해서 지루하거나 흠모하는 팬이 적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흔한 ‘명품’ 브랜드보다 가격대가 훨씬 높거나 충성도가 더 높은 고객을 거느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귀족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소프트 캐주얼 의류’를 내세우는 이탈리아 업체 ‘콜롬보’ 역시 충성도 높은 VVIP 고객들을 공략하는 최고급 패션 브랜드다.

새로운 컬렉션 소개차 최근 한국을 찾은 콜롬보의 마리나 로소니 제너럴 디렉터는 “콜롬보는 1960년대에 설립돼 에르메스 루이뷔통 프라다 등 유명 패션 브랜드들에 최상급의 울과 캐시미어, 비쿠냐, 캐멀 등의 고급 소재를 공급하는 원단 업체로 출발했다”며 “2010년부터 럭셔리 패션 브랜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콜롬보는 동물의 털을 ‘영혼을 가진 소재’라고 규정한다. 그래서 캐나다 남미 호주 등에서 각기 세계 최상급으로 불리는 동물의 털을 수급할 때 동물을 죽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로소니 디렉터는 “희소성이 높은 털을 취급하는 데다 봄에 털갈이를 할 때 자연적으로 빠지는 털을 주로 채취하다 보니 털의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콜롬보는 ‘조르조 아르마니’ ‘로베르토 카발리’ 등에서 경험을 쌓은 새 디자이너 제임스 워드론을 영입하면서 다음 시즌부터는 좀더 컬러풀한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1년 8월부터 한국에 콜롬보를 소개해온 웨어펀인터내셔널은 이에 맞춰 국내 매장도 확대하기로 했다. 로소니 디렉터는 “대표 아이템인 ‘프리미엄 케이트 재킷’만 해도 올가을부터는 짙은 초록색과 보라색, 오렌지색 등 강렬한 색깔을 더해 완벽한 컬렉션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특히 콜롬보가 최근 가장 주시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아직은 60% 이상 치중된 유럽 매출을 아시아 등 신흥 시장으로 분산할 수 있는 거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로소니 디렉터는 “한국 소비자들은 특히 제품의 품질에 민감하고 눈높이가 높다”며 “그래서 기본기에 충실한 콜롬보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럭셔리 브랜드들이 유럽 지역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달리 소재 부문이 패션 부문 매출의 3배 이상인 콜롬보는 오히려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모든 럭셔리 브랜드가 경기 침체에도 끄떡없는 부유층을 타깃으로 ‘리얼 럭셔리’를 강조해 더욱 고급화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최고급 소재에 대한 수요가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콜롬보의 패션 컬렉션 역시 지난해 매출이 30%가량 늘었습니다.”

로소니 디렉터는 인터뷰 중 자주 기자에게 직접 원단을 만져 보라고 권했다. ‘북방 족제비의 흰 겨울털’이라는 ‘어민’ 소재의 더블 캐시미어 니트는 아기 뺨처럼 부드러웠고 ‘얀지르’ ‘비쿠냐’ 등 생소한 소재로 만든 코트 역시 놀라울 만큼 가벼웠다. 놀란 표정을 짓는 기자에게 그는 “이런 게 바로 ‘혁신’”이라면서 “가을 시즌부터는 니트웨어를 통해 브랜드의 잠재력을 좀더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