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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Life]올해 개별기업 주가 톱20 vs 바닥20

입력 | 2013-05-23 03:00:00

대북 리스크·엔화 약세에도 200% 뜨는 주식은 있다




대북 리스크, 엔화 약세, 선진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나쁜 소식은 몰려온다고 했다. 올 들어 3가지 악재로 한국 증시가 지지부진하면서 지난해 말 2,000 선을 넘보던 코스피는 현재 1,980 선에 머무르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4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3엔대까지 치솟으면서 수출기업의 실적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가 ‘게걸음’을 걷고 있다고 해서 모든 상장사의 주가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엔화 약세 등 어려움 속에서도 올해 초에 비해 200% 이상 주가가 상승한 기업도 있다. 무슨 요인이 명암을 갈랐을까.

올해 주가 상승 상위 20개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KC그린홀딩스는 지난해 말 2920원에서 이달 20일 9600원으로 6680원(228.77%) 올랐다.

KC그린홀딩스는 발전소, 제철소, 정유시설 등 각종 산업공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제거에 특화된 KC코트렐과 환경산업 관련 20여 개 자회사를 보유한 지주회사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확대, 중국 자회사를 통한 중국 환경규제 강화 등의 수혜를 입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신정부는 도시화, 현대화 등과 함께 환경규제 강화를 중요한 정책 이슈로 제시했다”며 “KC그린홀딩스 중국법인은 지난해 매출액 35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154억 원 대비 128%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적정 주가로 1만8000원을 제시했다.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동양건설은 6760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37% 올랐다. 건설경기 침체에도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두드러진 덕분이다.

대원화성이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합성피혁 제조회사였지만 지난해 시제품 생산에 성공한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용 백패드를 LG화학에 단독 납품하는 등 백패드 사업부문이 승승장구한 덕분이다. 덕분에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들어 상승률은 121%.

건설사인 삼부토건도 르네상스호텔 매각 등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가 88% 치솟았다. 식품기업인 오뚜기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데다 경쟁사가 관련 제품을 철수하면서 출혈 비용 감소 등으로 실적이 올라 주가도 85% 상승했다.

CJ CGV도 올해 한국 영화의 흥행, 외국인 지분 보유 증가 덕분에 83% 상승했다. 호텔신라 우선주는 배당률이 높은 데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힘입어 83% 올랐다. 호텔신라 보통주는 38% 상승했다.

다만 주가가 100% 오른 고려포리머 우선주는 거래량이 203주에 그쳤고, 디아이는 가수 ‘싸이’ 테마주로 꼽히면서 104% 오르는 등 이상 급등 조짐을 보였다.

올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20개사는

반면 유동성 위기에 몰린 STX그룹은 주가가 폭락하면서 바닥 20위권에 계열사 5곳이 이름을 올렸다. 지주사인 STX는 8400원에서 2300원으로 주가가 72%나 떨어져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하락했다. STX엔진(―51.45%), STX조선해양(―49.18%), STX팬오션(―45.17%), STX중공업(―43.88%) 등도 하락폭이 컸다.

건설주의 부진도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1∼3월) 어닝 쇼크를 불러일으킨 GS건설은 5만73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42%나 떨어졌고 삼성엔지니어링도 16만5500원에서 9만3800원까지 43% 하락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청산 절차를 밟으면서 롯데관광개발의 주가도 33% 추락했고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남광토건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처럼 증시에서 상승과 하락이 엇갈리는 종목이 많을수록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단순히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사거나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종목이라고 해서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면 안 된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과거처럼 경기가 좋아지면 다 같이 좋아지고 하락하면 다 같이 나빠지던 상황과는 달리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기업별로 온도 차가 큰 만큼 투자자들은 종목을 잘 알아보고 신중하게 선택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