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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노란손 흔들며… 금호강이 돌아왔다

입력 | 2013-05-23 03:00:00

노곡교 인근 10만㎡ 유채꽃단지 절정
27일부터 시민휴식공간으로 개방
40여km 자전거길-조깅코스도 인기




21일 대구 북구 노곡동 금호강 하중도에서 시민들이 활찍 핀 유채꽃 산책길을 거닐며 봄 정취를 느끼고 있다. 대구시 제공

“강바람 맞으며 페달 밟는 기분은 정말 상쾌하죠.”

직장인 김정수 씨(39·대구 서구 평리동)는 주말마다 금호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탄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저분하고 냄새가 고약한 곳이었는데 공원으로 바뀐 뒤 가족과 소풍을 나올 정도로 환경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대구 북구 노곡동 하중도(하천 가운데 있는 섬)는 ‘육지 속 섬’의 독특한 정취를 만끽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빽빽하게 있던 비닐하우스 500여 동과 방치됐던 텃밭은 모두 사라지고 ‘친환경 섬’으로 변신했기 때문. 둔치에는 각종 체육시설과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수백 그루의 나무와 꽃은 강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준다. 강물이 깨끗해져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도 생겼다. 섬 하류에는 물을 깨끗하게 하는 억새를 많이 심어 수달과 철새의 보금자리 역할도 한다.

상류 쪽 노곡교 인근에 조성한 10만5000m²(약 3만3000평)의 유채꽃 단지는 요즘 절정이다. 결혼사진을 찍는 예비부부도 부쩍 눈에 띈다. 대구시는 27일부터 이곳을 시민휴식공간으로 개방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계절에 어울리는 꽃밭을 조성해 시민들이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를 감싸 흐르는 금호강의 변신은 이뿐만 아니다. 하중도에서 5km쯤 떨어진 곳에는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와 북구 사수동을 잇는 와룡대교를 만날 수 있다. 교각 위 탑에 케이블을 비스듬히 연결한 대구 첫 사장교. 높이 66m, 폭 32m, 길이 420m다. 경관 조명으로 밤에 보는 다리는 더 인상적이다. 이곳에서 8km 정도 더 가면 달성군 강창교와 낙동강 합류지점에 4대강 보(洑) 가운데 가장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하는 강정고령보와 디아크 문화관이 있다.

금호강 오염으로 외면 받았던 동촌유원지(동구 효목동)도 옛 명성을 찾고 있다. 2010년부터 1800여억 원을 들여 최근 완공한 생태하천 조성사업 덕분이다. 강을 가로지르는 해맞이 다리(폭 6m, 길이 222m)는 새 명물이 됐다. 자전거 2대가 나란히 달릴 만큼 공간도 넉넉하다. 이곳에서 강을 따라 만든 자전거길과 조깅 코스는 달서천 합류점까지 왕복 40여 km. 흙과 친환경 포장재를 깔아 이용하는 시민이 많다.

2008년 2월 열차 운행이 중단돼 흉물처럼 남아 있던 아양철교(폭 3m, 길이 227m)도 다리박물관과 산책로를 만드는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했다. 팔공산과 금호강을 조망하는 전망대도 설치한다. 정명섭 대구시 건설방재국장은 “금호강 구간마다 특색 있고 볼거리 넘치는 수변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