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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바티스 “글리벡 개인부담금 7월부터 지원 중단”

입력 | 2013-05-24 03:00:00

혈액암 환자 月 14만~28만원 직접 내야
“경쟁제품 출시로 불공정행위 해당”… 환자-가족들 “다른 형태 대책 마련을”




혈액암 치료제 ‘글리벡’을 쓰는 환자에 대한 제약사의 약값 지원이 7월부터 중단된다. 제약사 한국노바티스는 환자의 본인부담금 전액(전체 약값의 5%)을 대신 내왔다. 이 지원이 중단됨에 따라 혈액암 환자는 앞으로 매달 14만∼28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글리벡은 2002년 국내에 출시됐다. 만성골수성백혈병(CML) 만성호산구성백혈병 치료에 쓰인다. 4000여 명의 혈액암 환자가 이 약을 쓰고 있다.

출시될 때부터 높은 약값이 논란이 됐다. 이 약은 한 알에 약 2만3000원. 환자들은 하루에 4∼8알 먹어야 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해도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한국노바티스는 환자의 부담분을 대신 내기로 했다. 나머지 95%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충당한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이 지원을 용인했다.

하지만 다음 달 3일 글리벡의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복제약)이 본격 출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경쟁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한국노바티스의 환자 지원은 불공정행위가 된다. 다만 복제약이 시장에 정착되는 기간을 감안해 1개월을 미뤄 7월부터 환자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다.

혈액암 환자와 가족들은 제약사에 대해 “다른 형태의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기종 한국백혈병 환우회 대표는 “한국노바티스는 10년 넘게 글리벡을 판매해 엄청난 수익을 남겼다. 약값 지원 중단에 따라 늘어나게 되는 수익금을 사회공헌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바티스는 환자들의 새로운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을 준수하려면 환자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하는 게 위법행위가 된다. 그 대신 연구개발(R&D) 기부 등 다른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