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 “아프간서 무슬림 죽였기 때문” 용의자 제지한 40대 여성 영웅으로
테러범에 맞선 엄마 22일 오후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테러 현장에서 여성 목격자 잉그리드 로요케넷 씨가 칼을 들고 있는 범인과 대화를 나누며 진정시키고 있다. 유튜브 제공
BBC방송은 피해자가 살해되기 전 괴한들의 차에 치였으며 참수됐다고 전했다. 범인들은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체포된 뒤 런던의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 명은 중태다. 이번 사건은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 국가에 군사적으로 개입한 서방 국가에 불만을 가진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외로운 늑대형’ 테러로 보인다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2명의 무슬림 형제가 저지른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와 비슷한 양상이라는 것.
일부 언론은 영국에서 자란 범인들이 알카에다가 폭탄 제조 및 총기 사용법 등을 전파하는 데 이용하는 온라인 영어잡지 ‘인스파이어(Inspire)’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텔레그래프는 범인들이 남성을 참수한 것은 알카에다의 테러 매뉴얼에 따른 것임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목격자들과 ITV가 받아 공개한 현장 영상에 따르면 괴한들은 피해자를 공격하던 도중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
이 남자는 마이클 올루미데 아데볼라조(28)라는 이름을 가진 영국 태생의 나이지리아계 인물로 알려졌다고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롬퍼드에서 성장해 그리니치대를 다녔으며 2003년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아데볼라조는 회합이 금지된 이슬람단체에 무자히드라는 이름으로 참여했으며, 두 범인은 최근 수년간 몇 건의 수사에서 보안당국에 이미 인지된 인물이라고 인디펜던트지는 전했다.
현장에서 범인들을 설득한 잉그리드 로요케넷 씨(48·여)의 용감한 행동도 큰 화제다.
어린이 스카우트 교사이며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당시 버스를 타고 현장을 지나다 길에 쓰러진 피해자를 보고 멈춘 버스에서 뛰어내렸다. 이어 피해자가 사망한 것을 확인한 뒤 바로 옆에 흉기를 들고 선 아데볼라조에게 “너는 혼자 많은 사람과 맞서고 있어 패할 것이다. 원하는 게 뭐냐”고 물었다. 이에 범인은 “우리는 남아서 싸울 것이다. 오늘 밤 런던에서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로요케넷 씨는 베이지색 점퍼를 입고 칼을 든 다른 범인에게도 다가가 “무기를 내놔라”고 말했는데 이 장면이 사진으로 널리 퍼졌다.
로요케넷 씨는 인터뷰에서 “당시 하교를 시작한 아이들도 있어 차라리 범인이 나 혼자만 겨냥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