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이 23일 제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군복을 입고 ‘천적’ FC서울과 26일 경기에서 징크스 탈출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 제주 박경훈 감독, 내일 서울과 홈경기 앞두고 전의
지자체·구단 올해 홍보 마케팅 의기투합
“2만관중땐 오렌지색 염색 약속 이루고파”
‘2008년 후 서울전 15G 무승 깨자’ 각오도
2008년 제주로 취재 갔을 때였다. 지금은 구단을 떠난 모 단장은 텅 빈 관중석을 보며 “제주시 사람들은 (홈구장인 제주월드컵경기장이 있는) 서귀포시로 오는 걸 육지 나가는 것보다 더 멀리 여긴다. 부천(전 연고지)에서 제주로 온 뒤 이런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제주시 사람들을 부르는 게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한심했다. 2006년 연고지를 옮길 때 기본적인 사전조사도 제대로 안 한 것 아닌가. 이런 구단에 미래가 있을까 싶었다.
5년이 흘렀다. 예상은 빗나갔다. 요즘 ‘마케팅은 제주가 최고’라는 말까지 들린다. 결정적 계기는 2010년 준우승이었다. 제주 이동남 실장은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관중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제주의 숙원사업은 2만 관중 돌파다. 제주에서 축구로 2만 명을 모은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숫자 ‘2만’의 상징성은 그만큼 크다. 26일 FC서울과 홈경기가 D데이다. 제주는 2008년 8월 이후 15경기 째(5무10패) 서울을 못 이겨 징크스를 깨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러나 결과에 앞서 꼭 보고 싶은 것이 2만 관중 물결이다. “2만 관중 넘으면 오렌지색으로 염색 하겠다”는 제주 박경훈 감독의 오래 전 약속이 꼭 실현됐으면 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