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가는 것 아쉽다고 불타오른다.
절정을 향한 마지막 붉은빛.
산 좀 탄다는 사람, 꽃 좀 안다는 사람은 알지.
지리산의 이 무렵, 붉게 타오르는 열정을.
놓칠 수 없다. 아무렴 놓쳐서는 안 된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올라 보자.
청춘의 깃발을 흔들며 올라 보자.
험산준령이지만 몸속 뜨거움을 사를 수 있는데, 이 정도 땀방울이야 흘려야 하지 않겠는가.
카메라 둘러메고 바래봉에 오르면 꽃천지, 철쭉천지, 황홀한 풍경이 펼쳐진다. 수십년간 양들이 노닐던 곳. 당시 양들은 성질 강한 철쭉을 감히 뜯지 못했다. 그래서 오롯이 남아 점점 무성해졌다. 자연의 조화다. 짐승과 풀꽃의 조화다. 지리산 자락이 커다란 자연의 조화이듯.
6월 초면 여기보다 더 높은 소백산, 태백산도
지리산 바래봉에서 이훈구 기자 uf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