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점령한 웸블리, 축구종주국 자존심 상처
유럽대륙 외 시청률 저조·런던 숙박시설은 활기
UEFA 챔스리그 결승전의 또 다른 볼거리는 독일 서포터스의 응원이었다. 독일 축구는 팬들의 화려한 서포팅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날도 대단했다. 웸블리스타디움은 온통 양 팀 상징색인 노란색과 붉은색 물결로 가득 찼다. 북과 확성기로 중무장(?)한 독일 서포터스의 등장에 영국 경찰들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경기장과 가장 가까운 웸블리파크 역에서부터 아예 라이벌 클럽팬들의 동선을 구분해놓았다. 경찰견까지 동원된 소지품 검사에서는 홍염 등 불법화약류 적발에 초점을 뒀다.
흥미로운 건 영국 경기장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던 암표상들을 거의 찾기 어려웠다는 사실이다. 그 만큼 입장권 구하기가 어렵다는 반증. 유럽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손꼽히는 만큼 몰래 표를 구하기 위해 7000만 파운드(1200만 원)까지 지불해야 했다는 후문이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8만6000명 수용이 가능한데, 이 중 5만석이 양 팀 팬들에게 주어졌고, 중립석은 3만6000장이었다. 이곳 언론들은 대다수 중립석 티켓이 암표시장에 나왔는데, 가장 비싼 330파운드 티켓이 7000만 파운드가 됐고, 가장 싼 60파운드 티켓은 4000파운드에 거래됐다고 분석했다. 결국 부르는 게 값. 그럼에도 ‘티켓 구한다’는 피켓을 든 팬들만 발을 동동 구를 뿐, 암표상은 발견하기 어려웠다.
런던(영국)|이지훈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