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를 찾는 사람은 바보’라는 농담이 있다. 서울대입구역과 서울대 정문이 1.7km나 떨어진 데다 가파른 고개를 넘어야 한다. 서울대생들은 서울대입구역에서 버스를 타거나 택시 등을 이용해 학교에 간다. 서울대 정문과 서울대입구역을 지나는 5515번 버스는 대당 평균 일일 이용객 수(13∼19일 한국스마트카드 집계)가 1302명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 버스를 놓치거나 하면 강의실까지 30여 분씩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심지어 서울대 정문에서 가장 먼 공대 근처는 서울대입구역과 숭실대의 거리보다 더 멀다.
6월 여의도와 관악산 입구를 잇는 경전철 신림선 사업 계획의 서울시 발표를 앞두고 서울대 학생들이 신림선을 서울대 학내까지 연장시키려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학생들이 만든 단체인 스누메트로(SNU Metro)는 지난주 학내 경전철역 이름 공모전을 연 데 이어 학내 곳곳에 ‘서울대입구역이라는 거짓말’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며 홍보를 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현재 서울대 정문에서 400여 m 떨어진 관악산 입구로 예정된 신림선 종점을 학내 문화관이나 학생회관 근처로 들여오는 것. 올 3월 서울대본부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69.3%가 종점 학내 연장에 찬성했다.
하지만 예산이 가장 큰 문제다. 22일 서울대에서 강연을 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러려면 600억∼700억 원이 더 들어간다”고 난색을 표하며 “오연천 총장님께 ‘총장님이 추가 금액 중 절반만 유치해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