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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매매 가출여고생, 2박3일간 10명 상대했지만 폭행 협박...

입력 | 2013-05-27 03:00:00

"도와 달라" 성매수 남성에 눈물로 호소했지만 처벌 두려워 외면
3개월 붙잡혀있다 탈출…3년 지나 경찰에 진술, 관련자 7명 검거




“그렇게 외면당할 줄은 몰랐어요. 정말 눈물로 호소했었는데….”

경기 여주가 고향인 A 씨(21·여)는 3년 전의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지금도 몸서리를 친다. 18세이던 2010년 3월 A 씨는 가출을 했다가 평소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선배 배모 씨(23·여)를 만났다. 배 씨는 여주 지역 일진 출신으로 키가 180cm에 달할 정도로 거구였다. 배 씨가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로 꾀어 A 씨를 데리고 간 곳은 A 씨 또래 여자 2명과 남자 4명이 집단 거주하던 여관이었다. 돈벌이는 성매매였다. A 씨는 거부했다. 그러자 배 씨와 또래들의 협박과 폭력이 이어졌다. 며칠 버티지 못했다. 배 씨는 같은 해 4월 A 씨를 경기 성남시 수정구의 한 모텔로 끌고 갔고 이때부터 노골적인 성매매를 시켰다. 인터넷을 보고 찾아온 남자들을 대상으로 2박 3일간 10명을 상대해야 했다. 조금이라도 싫은 내색을 보이면 배 씨는 “너희 부모들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고 때렸다.

A 씨는 견디다 못해 “나 지금 강제로 성매매를 당하고 있다. 도와 달라”며 성매수 남성에게 눈물로 호소했다. 대부분 외면했다. 한 남성은 A 씨를 태우고 자신의 집으로 가 성매매를 한 뒤 A 씨의 사연을 듣고는 배 씨에게 전화해 강제 성매매 사실을 따졌다. 그러나 배 씨가 “미성년자 A 씨와 성매매 한 사실을 경찰에 알리겠다”고 하자 남성은 어이없게도 A 씨를 배 씨에게 넘기고 말았다.

A 씨는 탈출하려다 붙잡혀 심한 구타를 당하고 머리를 짧게 깎인 뒤 다시 여주로 끌려와 수십 명에게 몸을 팔아야 했다. 같은 해 6월에야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여관에서 탈출했고 부모에게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정신적인 충격과 배 씨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피해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서울에서 숨어 지냈다. 3년이 지난 최근에야 범죄 사실을 인지하고 찾아온 경찰에게 어렵게 배 씨 등의 범죄사실을 진술했다. 당시 화대 13만 원을 받고 상대한 남성은 36명. 화대의 대부분은 배 씨가 가로챘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유사 범죄로 구속 수감된 배 씨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추가 입건하고, 나머지 가담자 4명, 성남의 모텔 운영자, 성매수남 1명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양평=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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