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여승무원이 임신확인서를 제출하면 바로 출산휴가를 낼 수 있고 승무원 사내 커플은 한 달에 한 번은 같은 항공기를 탈 수 있다. 이런 정책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여직원 비율은 53%를 넘고 두 자녀 이상 임직원도 3000명이나 된다. 2012년 제1회 가족친화경영대상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런 사실을 한국거래소 자율공시 항목에 올릴 수 있다. 여성가족부와 금융위원회가 회사의 자율공시 항목에 가족친화인증기업 정보를 포함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가족친화 기업경영은 단순히 출산율만 높이는 게 아니다. 기업경쟁력과 기업 이미지에도 도움을 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가족친화 인증기업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인증 전에 비해 37.1%나 돼 일반 기업(20%)의 배 가까이 된다. 수익성 안전성 성장성 배당성향도 모두 개선됐고 부채비율은 낮아졌다.
종업원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면 이직률이 낮아져 채용과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게 마련이다. 반면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은 높아져 매출과 순익이 늘어난다. 2012년 가족친화 인증기업으로 선정된 한 기업은 예년 100 대 1이던 입사경쟁률이 인증 이후 1000 대 1로 급증했다. 우수 인재 확보에 기업의 사활이 걸려 있는 시대에 가족친화 경영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걸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2008년 여성가족부가 가족친화인증을 시행한 이래 인증을 받은 기업은 30인 이상 사업장 5만5000개 가운데 0.25%인 141곳에 불과하다. 올 3월 조사 결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90%나 되지만 비용부담 때문에 시행의지를 보인 기업은 30%에 그쳤다. 정부는 가족친화 경영이 기업에 유리한 선택이 되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개발하고, 이를 강력히 시행하는 후속조치를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