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검사를 해봤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사진을 보니 경험이 없는 의사가 신경성형술을 시행한 게 표가 났다. 신경성형술을 그렇게 일찍 시행한 게 적절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기본 신경치료와 함께 2, 3개월 근력강화운동을 먼저 해보고 차도가 없을 때 신경성형술을 해도 늦지 않았을 것 같았다.
일반적으로 전 인구의 80%는 일생에 한 번 이상 극심한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 특히 요추 추간판 질환(허리디스크)은 허리와 다리 통증이 동반되는 때가 많다. 재미있는 현상은 디스크 환자 중 60∼80%는 튀어나온 디스크가 1년 이내에 반 이상 자연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이다. 특히 튀어나온 정도가 심할수록 자연적으로 줄어드는 비율이 높다. 이는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임상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문제는 최근 ‘비수술 치료’가 만병통치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조건 수술을 권하던 분위기가 바뀐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비수술 치료’가 남발하면서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양종윤 아주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필자는 비싼 비수술적 치료가 나쁘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고가의 비수술 치료도 경험 많은 의사에게 제대로 받는다면 분명 큰 효과가 있다. 단 충분한 경험을 가진 의사, 각 치료법의 장단점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의사, 기본적인 치료부터 단계적으로 추천하는 의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척추 환자들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말이다.
양종윤 아주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