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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의 좌절 날린 로번의 이 한골

입력 | 2013-05-27 03:00:00

2013 챔스리그 결승서 결승골-1도움 원맨쇼… 뮌헨, 도르트문트와 집안싸움 승리




이름: 아르연 로번(29)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독일)

추천 사유: 세계 최고의 왼발 공격수

주의사항: 결승전에는 기용하지 말 것

26일 이전만 해도 로번을 따라다녔을 프로필이다. 로번은 유독 결승만 가면 작아지는 선수였다. 뮌헨 선수로 뛰던 2010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결승. 그의 발끝에서 우승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그는 침묵했고 팀은 0-2로 졌다. 네덜란드 대표팀으로 나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스페인과의 결승에서는 결정적인 두 번의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를 놓치며 스페인(2-0 승)에 우승컵을 내줬다. 지난해 5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연장 전반 얻은 페널티킥을 놓치며 첼시(잉글랜드)의 107년 만의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로번은 26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2012∼20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독일)와의 결승에서도 지난 세 번의 아쉬움을 계속 이어가는 듯했다. 전반 30분과 42분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에서 골을 놓친 것.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슛이었다.

하지만 후반이 시작되자 그는 조급함을 버리고 침착함을 되찾았다. 뮌헨의 공격은 그의 발끝에서부터 시작됐다. 후반 15분 양 팀의 골 침묵을 깨뜨리는 마리오 만주키치의 선제골을 도운 그는 8분 뒤 동점을 허용하자 직접 나섰다. 후반 종료 1분 전 그는 다시 맞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종료 휘슬이 울리며 2-1 승리를 확정짓자 그는 두 주먹을 쥐고 4년간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는 경기 뒤 “‘마침내’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이번만큼은 결승 패배의 꼬리표가 찍히는 것이 싫었다”고 말했다.

은퇴를 선언한 뮌헨의 유프 하인케스 감독(68·사진)도 로번의 활약에 벤치와 웃으며 작별을 고할 수 있었다. 1979년 감독 생활을 시작한 하인케스는 1987∼1991년, 2009년, 2011년∼올해 뮌헨 사령탑을 맡았다. 한 팀에서 오래 일한 경력은 없지만 34년 동안 12번이나 감독 취임과 해임을 반복하며 명지도자로 이름을 떨쳤다.

이번 시즌 우승을 포함해 뮌헨에서만 독일 분데스리가를 세 차례 제패했고 1997∼1998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번 우승으로 두 개 팀에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선사한 네 번째 감독이 됐다. 다음 시즌부터 하인케스 감독의 빈자리는 주제프 과르디올라 전 FC 바르셀로나(스페인) 감독이 채울 예정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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