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개발 의사를 고수하며 대남 위협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에 식량과 농기구 등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에서는 한반도 위협을 고조시키면서 뒤로는 해외 각국에 손을 내미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6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식량을 비롯한 인도적 지원은 물론이고 농기구와 비닐하우스 비닐 같은 농업 부자재를 유럽지역을 포함한 해외 각국에 요청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북한이 해외 각국에 다시 아쉬운 소리를 하고 있다”며 “북한이 해외에 지원을 요청하는 일이 늘 있기는 하지만 이제껏 위기를 고조시켜 온 상황을 감안하면 경제사정이 크게 어려운 듯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2094호 시행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상태여서 지원을 받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기구 등 개발협력과 관련된 분야의 지원이나 인프라 투자는 어렵고 인도적 지원과 관련돼 제한적으로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북한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해외 비정부기구(NGO)들은 중국이 북한의 핵심 대외금융창구인 조선무역은행 제재에 나서면서 지원금을 송금할 길이 사실상 막혀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