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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룡해 복귀 하루만에 “核-경제 병진 계속”

입력 | 2013-05-27 03:00:00

“美 ICBM 실험에 맞서 미사일 개발”… “박근혜 악담질” 첫 실명거론 비난도
中, 최룡해 방중결과 한국정부에 설명




중국에서 6자회담 재개 의사를 밝혔던 북한이 ‘핵과 경제 개발의 병진’ 노선을 재차 천명하며 하루 만에 태도를 뒤집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실명을 거론하면서 노골적인 대남 위협 발언 수위를 높였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25일 ‘북한의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무엄한 망발”이라고 발끈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특사로 방중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귀국한 지 24시간이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국방위는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이라는) 이 노선이 있기에 미국의 거듭되는 핵공갈과 침략책동을 걸음마다 짓부수고 민족의 자주권과 존엄, 겨레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는 이 병진 노선의 전략적 위대성과 억만금 같은 무게를 전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기회에 박근혜를 비롯한 집권자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지 않을 수 없으며 차후 움직임을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을 향해 ‘요사스러운 언행’ ‘악담질’ 등의 표현도 동원했다.

아울러 노동신문은 26일 미국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를 비난하며 “우리는 반미 전면 대결전에서 최후승리를 이룩하기 위하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구태여 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최룡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서 6자회담은 언급했지만 비핵화와 관련된 언급은 끝까지 하지 않은 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북한의 의지만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경제적 지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협조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런 최룡해의 방중 결과를 우리 정부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중국은 김정은 제1비서 특사의 방중 계획을 사전에 알려준 바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25일자 사설에서 “북한이 6자회담 등 적극적인 대화 의사를 표명한 만큼 한국 미국 일본도 북한의 이런 태도 변화에 호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3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는 것을 적어도 긍정적인 신호라고는 보느냐’는 질문에 “성격을 규정할 정도로 충분히 알고 있지 않다”면서도 “북한은 국제 의무를 준수하겠다는 ‘의도의 진지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정은·조숭호 기자·워싱턴=신석호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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