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CJ그룹의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 행세를 하며 주가조작을 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해외 차명계좌로 국내 계열사 주식을 사고팔아 시세차익을 거둔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또 CJ그룹이 해외에서 역외펀드를 개설해 자사주를 대량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 주체가 한국인이더라도 국내 증권사 등의 해외법인을 통해 거래하면 외국인 투자로 분류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외국인 행세를 했는지 여부가 조사의 핵심”이라며 “CJ그룹 계열사의 과거 주가 흐름과 공시, 외국인 지분 변동 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매동향에 예민한 한국 주식시장의 특성상, 이 회장 등이 외국인을 가장해 거래했다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