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5 TCE는 엔진 다운사이징을 통한 친환경과 고연비를 실현한 중형세단으로 국내 완성차 최초로 중형차에 1.6리터급 터보엔진을 장착한 고성능 모델이다. 이 차의 성공 여부에 따라 국내에도 다운사이징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일본産 엔진에 독일産 변속기의 조합
그렇다면 르노삼성차의 호언대로 엔진 크기를 준중형급까지 줄인 국산 중형세단이 성공을 거둘 것인지,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신차를 타고 서울을 출발해 춘천까지 왕복 150여km 달렸다.
신차는 겉모습은 뉴 SM5와 거의 똑같지만, 고성능 모델답게 17인치 블랙 투톤 알루미늄 휠에 듀얼머플러를 장착하고 붉은색이 가미된 TCE 전용 엠블럼을 달았다. 실내는 검은색 바탕에 흰색 포인트를 준 투톤 컬러로 깔끔하게 꾸며 젊고 세련된 감각을 유지했다.
#엔진 크기 줄었지만 출력은 50마력 늘어
엔진에 맞물린 변속기는 독일의 변속기 전문업체 게트락(Getrac)사의 건식타입 6단 듀얼클러치(DCT)를 적용했다. 수동변속기 기반에 두 개의 클러치 및 두 개의 축을 물리고 자동변속기와 같은 제어컴퓨터를 갖춰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하다. 특히 동력을 전달할 때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고 연료소비와 CO2 배출량을 줄여주는 이상적인 변속기다. 이런 엔진과 변속기 조합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처음 시도했으며, 이후에 여러 기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역동적인 주행감에 초반가속 뛰어나
재원표처럼 작은 엔진으로 큰 차체를 이끄는데 부담이 없을까. 시동을 걸자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실내가 조용하다. SM5 특유의 정숙성은 여전했다. 출발을 위해 가속페달을 살짝 밟자 예상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초반 가속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월등히 좋아진 느낌이다. 도심의 중저속 주행에서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속도가 붙었고 브레이크도 예민했다.
도심을 벗어나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올라서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순간 터보가 작동하면서 튀어나가듯 거침없이 가속됐다. 일반적인 중형세단에서 볼 수 없는 가속감이다. 속도계 바늘이 순식간에 120km/h를 넘어섰으나, 차체는 안정적이고 실내도 조용했다. 가속페달을 조금 더 밟아 초고속영역까지 속도를 높여봤다.
SM5가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안락하면서 정숙한 패밀리세단이다. 편안함을 위해 일부 주행감감을 포기한 부분도 있었지만, TCE는 이런 갈증을 충분히 해소할 정도로 강력한 주행성능을 갖췄다. 르노삼성차가 주요 고객으로 운전을 즐기는 30대 젊은층을 겨냥한 이유다.
#공인연비 13km/ℓ로 경쟁차들보다 우수
서스펜션은 말랑말랑한 이전 모델과 비슷해 과속방지턱을 어지간한 속도로 넘어도 충격은 크지 않았다. 핸들링은 가족 누구나 운전할 수 있도록 부드럽게 세팅됐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연비는 엔진크기를 줄인 만큼 우수한 편이다. 공인연비는 13km/ℓ이고, 시승을 끝낸 뒤 확인한 실제 연비는 리터당 12km 내외로 동급의 국산 경쟁차들보다 앞섰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