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경험을 ‘무기’로 만들어라
23일 서울 배화여고 3학년 학생들이 대학에 합격한 선배들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하며 201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입학사정관전형 서류작성을 준비하고 있다.
[기술1] ‘계기→과정→깨달음’으로 서술하라
‘불합격’하는 자기소개서의 대표적 특징은 활동이력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치는 것. 사소하지만 꼭 강조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활동의 전(前)과 후(後)를 비중 있게 다뤄보자. △활동의 계기와 이유 △활동과정에서의 노력 △활동을 통해 발전한 점 등 순서로 이야기를 엮어보는 식.
유신재 서강대 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며 그래서 어떠한 노력을 하게 됐는지를 설명하는 구조로 이야기를 풀어내면 평가자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술2] ‘깨알 묘사’ ‘대화체’ ‘두괄식’을 써라
평가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평가자의 ‘상상’을 자극하는 설명과 묘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2013학년도 경희대 학교생활충실자전형으로 영어학부에 합격한 권수진 씨(19)는 맞벌이로 바쁜 부모님이 귀가하는 자신을 마중 나온 일화를 소개하면서 ‘아이고, 가방이 이렇게나 무거워?’ ‘공부하기 힘들지?’ 등 당시 부모님의 대사를 직접 서술하는 방법을 썼다. 자기소개서 각 항목에서는 핵심주제를 서두에 던져 글의 방향성을 뚜렷히 했다.
한편 지원자의 세밀한 감각과 재능이 평가대상이 되는 학과에 지원한다면 활동 스토리를 묘사하듯 설명하는 글쓰기가 필요.
[기술3] 한 가지 핵심 주제로 전체 항목을 ‘관통’ 하라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는 전체 ‘주제’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좋다.
2013학년도 한국외국어대 HUFS글로벌인재전형으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에 합격한 정동민 씨(19)는 자기소개서의 전체 콘셉트를 ‘리더십과 진취적 자세’로 잡고 모든 항목을 서술했다.
‘리더십 항목’에는 간부수련회 운영 방식을 당일에서 1박 2일로 바꾼 내용을, ‘지원동기 항목’에는 친구들과 광고제작반을 만들어 활동한 이야기를 씀으로써 이 대학 입학사정관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원자가 가장 경계할 자기소개서는 ‘예측 가능한’ 이야기로 채워진 것. 봉사활동 이력을 담을 때는 ‘진부한’ 이타심보다는 다른 장점이나 경쟁력을 부각하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2013학년도 건국대 KU자기추천전형으로 동물생명공학과에 합격한 한민기 씨(19)의 경우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찾아간 복지시설에서 처음엔 활동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봉사열정을 수차례 어필해 활동자격을 얻게 된 스토리로 ‘자기주도성’과 ‘적극성’을 드러냈다.
체험·탐구활동 포트폴리오(보고서)의 경우 개별 탐구활동들을 ‘비교’ ‘대조’하는 글쓰기 방법도 활용해보자.
김소연 건국대 입학사정관은 “한양대와 충북대 등 두 대학의 교수 연구실에서 차례로 과학탐구활동을 경험한 한 합격자는 양쪽에서 배운 것이 어떻게 달랐는지를 비교해 설명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