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의 기숙형 어학센터
가천대 건축설비공학과 4학년 장범식 씨(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하와이 주립대의 ‘인터체인지 프로그램’에 참여해 현지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장 씨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가천하와이교육원’에서 어학연수 중이다.
가천대 학생들은 왕복항공료, 기숙사비 등을 지원받아 경제적 부담 없이 영어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 현재 파견된 9기 학생 39명 등 지난해부터 총 427명이 가천하와이교육원에서 어학연수를 받고 있다.
가천하와이교육원 전경. 가천대 제공
장 씨의 방은 306호. 테라스가 딸린 2인실에서 룸메이트 한 명과 생활한다. 방에는 싱글 침대 2개가 있다. 방에서는 학교가 설치한 3대의 인터넷 중계기를 통해 무선인터넷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주방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2구짜리 전기레인지와 75L 용량의 냉장고는 물론 △커피포트 △토스트기 △전기밥솥 △도마 △칼 △접시와 컵 심지어 국자와 수저·젓가락까지 모두 제공된다. 장 씨는 “연수를 오는 학생이 준비할 물품은 세면도구와 화장지뿐”이라고 했다.
생활비 부담 No!
장 씨의 하루는 오전 7시에 시작된다. 9일 아침, 장 씨는 직접 도시락을 준비했다. 장 씨는 “룸메이트와 함께 도시락을 만들어 학교에 간다. 호놀룰루는 섬지역이라 물가가 비싼 편이다. 대학 구내식당도 한 끼에 7000원 정도인데, 방에 주방이 있어 생활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 씨는 가천하와이교육원 정문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13번 버스를 타고 하와이 주립대(University of Hawaii at Manoa·이하 UH)로 간다. 버스로 20분 거리. 가천하와이교육원으로 연수를 오는 학생들은 UH와 ‘인터내셔널 미드 팩 칼리지(International Mid Pac College)’의 어학시설 2곳 중 자신이 원하는 곳을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전문어학프로그램에 참여해 수준별 영어학습
오전 8시 반. UH 강의실에 들어가자 함께 수업을 듣는 일본 고베여자대의 다쿠미 씨가 장 씨를 반갑게 맞았다. 장 씨는 UH에서 NICE(New Intensive Courses in English) 프로그램의 아카데믹 과정을 듣는다. 월∼금요일 50분씩 총 4번에 걸쳐 △문법 △듣기 △회화(Oral Production) △심화회화(Integrated Skills) 수업이 진행된다. 각 수업은 레벨 테스트에 따라 수준별로 반이 편성되어 있는데, 학생들은 시간마다 교실을 옮겨 맞춤수업을 듣는다. 화, 목요일 오후에는 UH 정규수업과 같은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 수업을 UH 교수에게 듣는다.
주디 앤싱 하와이주립대 NICE 프로그램 총괄디렉터는 “UH의 NICE 프로그램은 1975년 시작됐으며 미국 교육부가 인정하는 ‘영어 어학연수 프로그램 인가위원회(CEA)’의 기준을 충족한 검증된 어학프로그램이다. 강사들은 영어교육 석사 이상의 학력에 경력 5년 이상이 대부분”이라면서 “일주일에 두 번은 UH 현지학생과 자유롭게 대화하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인터체인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학생과 어울리며 영어실력 쑥쑥
UH도 우리나라 대학처럼 다양한 동아리 및 스터디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다. 복도에 있는 학생 게시판에는 다양한 동아리의 학생모집 홍보물이 붙어 있다. 가천하와이교육원에서 연수 중인 학생들은 희망에 따라 각종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하며 현지문화를 체험한다.
가천하와이교육원은 세계적 관광명소인 와이키키 해변까지 도보로 5분 거리일 정도로 호놀룰루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관광지에 있어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지 않을까? 장 씨는 “오히려 생활영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길을 걷다 보면 관광객들이 길을 묻거나 스스럼없이 말을 걸어와서 자연스럽게 회화연습이 돼요. 한국에 돌아가면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데 공인어학성적은 물론 영어말하기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 자신감이 생겼어요.”(장 씨)
호놀룰루=글·사진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