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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성공조건? 차별화·지속성

입력 | 2013-05-28 07:00:00

26일 포항 축구단 창단 40주년 기념행사로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명예의 전당 헌액 행사. 명예의 전당에 오른 스타들이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태하, 최순호, 공문배, 이영상, 이회택, 장성환 스틸러스 사장, 이흥실, 김기동, 라데. 포항|김민성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40주년 포항 ‘명예의 전당’에 대한 제언

‘박물관 건립’ 구상 아닌 실천이 절실
동상·풋 프린트 등 마케팅도 차별화
반짝 행사 우려…상설기구 제역할을


포항 스틸러스는 26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3라운드 대구FC와 경기에서 창단 4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2월 발족한 명예의 전당 선정위원회가 뽑은 최종 13인의 레전드를 헌액했다. K리그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만장일치의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이 첫 번째로 헌정됐다. 이외에도 고(故) 한홍기 초대 감독을 비롯해 이회택, 박경훈, 이흥실, 최순호, 공문배, 이영상, 박태하, 황선홍, 홍명보, 라데, 김기동 등이 뽑혔다. 보스니아 출신의 라데는 26시간의 장거리 비행을 마다않고 팬들을 찾았다. 사인회는 인산인해를 이뤘고, 레전드 매치는 팬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선물했다. 1만6644명의 관중이 옛 추억을 보듬었다. 축제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온라인 공간에 마련한 명예의 전당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구단은 박물관 건립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머릿속의 구상만 갖고는 안 된다. 실천이 중요하다. 전당에는 선수들의 소장품과 사진, 기념품을 전시해야 마케팅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브라질축구 명예의 전당은 풋 프린트를 찍어 소장한다. 영국 프로축구 아스널은 경기장 밖에 레전드 동상을 건립했다.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등이 영예를 누렸다. 포항만의 차별화된 전당 건립이 필요하다. 그래야 명예의 전당의 완성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선정위원회는 매년 새로운 레전드를 선정해야 한다. 일회성 행사로 그쳐선 안 된다. 상설기구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자격 기준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40년 역사의 포항은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레전드 선발을 못 할 이유가 없다. 그들의 업적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10년 뒤 더욱 뜻 깊은 반세기(50주년) 행사를 준비할 수 있다.

본부석 맞은편에 마련된 박태준 명예회장의 아호를 딴 청암 존은 준비가 부족한 모습이었다. 박 회장의 흉상 제작과 기념물들을 구비한다면 더욱 유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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