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도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이제 탐색전은 모두 끝나고 본격적인 순위싸움에 돌입하면서 프로야구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어요. 날씨가 무더워지기 때문일까요. 그라운드뿐 아니라 그라운드 밖에서도 뜨거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야구계의 뒷얘기를 전하는 ‘톡톡(Talk Talk) 베이스볼’은 팬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논쟁으로 번진 ‘물폭탄 승리 세리머니’ 후폭풍부터 전할까 합니다.
KBSN PD “선수인성 문제” SNS 시끌
○…LG 임찬규의 승리 세리머니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는데요. 임찬규는 26일 잠실 SK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중계방송사인 KBSN스포츠와 수훈 인터뷰를 하던 정의윤을 향해 양동이에 담긴 물을 퍼부었어요. 문제는 인터뷰를 진행하던 정인영 아나운서도 옷이 흠뻑 젖은 것이죠. 인터넷은 난리가 났습니다. 세리머니도 좋지만 지나친 행동 아니냐는 거센 비난이 쏟아졌어요. 특히 임찬규는 지난 시즌에도 선배들의 지시로 승리 세리머니를 펼치다 목표물을 정조준하지 못해 이진영을 인터뷰하던 정 아나운서에게 물을 퍼부은 적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결국 당사자 임찬규뿐 아니라 LG 주장 이병규는 27일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습니다. 사실 이런 식으로 마무리됐다면 해프닝 정도로 끝날 수도 있는 일이었겠죠. 하지만 KBSN스포츠 한 PD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쓰면서 일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말았습니다. 이 PD는 과도한 세리머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야구선수들을 싸잡아 ‘인성 문제’까지 거론했는데요. 팬들은 과도한 세리머니도 문제지만 야구선수의 인성 문제까지 지적할 필요까지 있었느냐며 이 PD를 도마위에 올렸고, SNS는 관련된 글로 도배가 됐습니다. 여기에다 KBSN스포츠 편성제작팀장은 “KBSN에선 더 이상 경기 후 LG 선수 인터뷰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해 인터넷은 더욱 들끓었습니다. 선수협은 이에 대해 27일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프로야구선수들을 대표해서 정 아나운서와 해당 방송국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어요. 그러면서도 “전체 야구선수들과 야구인들을 매도하고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선언했죠. 과연 이 일이 선수협 차원에서 나설 일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은 확산됐고, ‘어떤 대처’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졌습니다. 아무튼 세리머니 하나가 이처럼 문제로 확산되는 것도 스포츠 역사상 처음인 것 같네요.
○…삼성 차우찬은 얼마 전 독거노인을 돕기 위해 5000만원을 쾌척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더군다나 지난해 1억7000만원에서 올해 1억3000만원으로 연봉이 깎였는데, 자신의 연봉 절반 가까운 거액을 내놓았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본인은 “야구로 주목 받아야지 그런 걸로 주목 받고 싶지 않다”며 극구 관련 인터뷰를 사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부가 호성적까지 연결되는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됩니다. 차우찬은 2011년 이후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변화를 꾀했다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요. 올해도 시즌 초반 부진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기부 사실이 알려진 직후 마치 거짓말처럼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실 21일 대구 LG전 3.1이닝 무실점 호투 후 기부 사실이 알려지긴 했지만, 이후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김태완과 김태균을 모두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26일에도 김태완을 포수 파울플라이, 김태균을 2루 땅볼로 처리하는 등 1.2이닝 퍼펙트 피칭을 했습니다. 평소 성품이 좋기로 소문난 선수인데 좋은 일까지 하니 하늘이 돕는 모양입니다.
임기영 속옷이 ‘T-팬티’로…범인은?
○…올해로 한국생활 3년차가 되는 한화 외국인투수 데니 바티스타는 왠지 무서울 것 같은 험악한(?) 얼굴과 달리 장난꾸러기로 유명합니다. 올해는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도 팀이 좋지 않을 때 햄버거를 돌리며 선수단을 독려하는 ‘착한 용병’이기도 하죠. 얼마 전 바티스타가 임기영의 속옷으로 장난을 쳐 한바탕 웃음보가 터졌는데요. 바티스타는 임기영이 샤워하는 틈을 타 가위로 몰래 팬티의 엉덩이 부분만 오려냈다고 합니다. “더우니까 시원하게 T-팬티를 만들어주려고 했다”는 게 바티스타의 설명이었는데요.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임기영은 엉덩이 쪽에 허전함을 한껏 느꼈다고 하네요. 이뿐만 아닙니다. 임기영이 짓궂게 괴롭히는 바티스타의 손길을 뿌리치고 라커룸으로 도망가자, 정확한 한국말로 “임기영, 일로 와”를 외치며 후배를 혼내는 무시무시한 선배의 포스를 풍겼습니다. 펑고 방망이로 엉덩이를 때리는 시늉을 하기도 했고요. 한국어는 “조금”밖에 못 한다는 바티스타지만 한국문화에 완벽히 적응한, 진정한 의미의 한국형 용병입니다.
염경엽 “감독 되고는 살이 안찌네”
스포츠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