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올여름 사무실 ‘반바지부대’가 점령한다

입력 | 2013-05-28 03:00:00

■ 패션업계 ‘쿨비즈 3.0’ 트렌드 전망
무더위 예고에 백화점 전문코너 성황… 온라인몰도 ‘여름 정장 특별전’ 열어
구두 대신 스니커즈-보트슈즈 유행




남성용 정장 반바지가 백화점을 점령했다. 쿨비즈 열풍을 반영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30일까지 ‘스타일리시 반바지 슈트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올여름, 남성복의 대세는 반바지?’

26일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남성캐주얼 정장 매장에선 이례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직장에서도 입을 수 있는 정장 반바지를 입은 마네킹들이 일제히 각 브랜드 매장 입구를 지킨 것이다. 옅은 분홍색, 하늘색 등 색상도 여성복 못지않게 다양했다.

이 백화점에 입점한 남성 캐주얼정장 브랜드 20개 중 18개가 올여름을 겨냥해 ‘쿨비즈 반바지’를 선보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쿨비즈 반바지를 내놓은 브랜드가 지난해 50%에서 올해는 90%로 늘었다”며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쿨비즈’는 ‘쿨(시원한)’과 ‘비즈니스(업무)’를 결합한 단어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과 맞물려 확산되고 있는 한여름 비즈니스 코드다. 시원한 차림으로 업무를 하면서 체감온도를 낮추려는 사람이 주로 찾고, 여성복에 비해 다양하지 못한 남성복에 많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005년 일본에서부터 시작된 ‘쿨비즈’ 열풍의 ‘1세대’는 리넨 등 가벼운 소재로 일반 소재를 대체하는 것이었다. ‘2세대’ 트렌드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 ‘노타이’였다. 올해는 공공기관과 일부 패션업체가 시행하는 반바지 차림의 ‘슈퍼 쿨비즈’가 ‘쿨비즈 3.0’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올해는 특히 평년보다 2주가량 일찍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쿨비즈 3.0’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쿨비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관련 행사도 줄을 잇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30일까지 본점에서 ‘스타일리시 반바지 슈트 페스티벌’을 열고 정장 반바지를 비롯한 쿨비즈룩을 선보인다. 매장 사원들도 반바지 차림으로 고객들을 맞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압구정본점에서 ‘쿨비즈 특집전’을 연다. ‘빨질레리’, ‘질스튜어트’ 등 유명 남성 브랜드 의류를 최대 40%가량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이 백화점에선 이달 들어 쿨비즈 관련 남성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했다. 온라인 종합쇼핑몰 ‘현대H몰’은 ‘남성 패션 서머 스페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근무 시간 중 백화점을 찾기 어려운 비즈니스맨을 위해 온라인전용몰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정장 반바지의 확산으로 남성 신발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반바지에 정장 구두는 안 어울리다 보니 보트슈즈 등 스니커즈 형태의 제품이 제품 구색의 절반을 차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LS네트웍스의 스포츠 브랜드 ‘스케쳐스’가 최근 선보인 미니멀 패션 신발인 ‘고워크’ 역시 이런 수요를 겨냥해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재진 신세계백화점 패션연구소장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시작된 쿨비즈가 새로운 패션 코드를 탄생시켰다”며 “반바지와 어울리는 양말 벨트 등 관련 패션 아이템도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