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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카페]8시간 휴일특근에 22만5000원 받는 현대차 정규생산직

입력 | 2013-05-28 03:00:00

종일 일한 청소용역 여성 일당 4만원 받아




김창덕 산업부 기자

25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완성차 조립 5개 공장 가운데 2, 4, 5공장이 12주 만에 휴일특근을 재개했다. 현장을 찾은 기자는 당연히 평화로운 분위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해 보니 ‘살벌한’ 분위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공장에 출근한 사무직과 관리직들은 생산직 근로자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슬슬 피해 다녔다. 공장을 둘러보겠다고 요청한 기자는 회사 측의 요청에 따라 외부인이라는 게 쉽게 드러나지 않도록 회사 유니폼을 입고 나서야 공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관리부서 직원들은 “자칫 생산직들을 자극했다간 어렵사리 재개된 특근을 언제 또 거부하고 나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4공장을 담당하는 한 직원은 “제발 2공장이나 5공장을 취재하면 안 되겠느냐”고 사정하기도 했다.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원들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현대차는 ‘노’와 ‘사’가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4주 전인 지난달 27일에도 같은 공장을 찾았다. 노사가 휴일특근 재개에 합의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그러나 당시엔 각 공장별 노조대표들이 노사 합의안에 반발하면서 특근은 이뤄지지 않았다. 멈춰선 공장에선 현대차 생산직 근로자들 대신 협력업체 직원들만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청소용역업체 소속의 한 50대 여성은 “난 지금 받는 월급으로 만족한다”며 “계속 일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날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고 그가 받아간 돈은 4만 원이었다.

현대차 노사가 합의한 생산직 휴일특근 평균 수당은 22만5000원(시간당 2만5000원) 수준이다. 1조는 8시간, 2조는 9시간을 일한다. 그렇다고 시간을 다 채우는 것도 아니다. 교대가 이뤄지는 오후 3시 30분이면 공장 출입문은 벌써부터 ‘칼 퇴근’을 하려는 조합원들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노조 대표들은 “특근수당이 적다”, “생산속도를 높이면 근무 여건이 열악해진다”는 이유로 특근을 12주나 거부해 왔다.

현대차 노사는 28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 들어간다. 휴일특근 문제만 가지고 석 달을 끈 상황에서 노조가 총력을 기울일 임단협이 별 진통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노조가 수만 명이나 되는 조합원들과 그 가족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유례없는 글로벌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해외 경쟁업체들의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회사가 먼저’라는 대승적 결단도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현대차 또한 노조 대표부를 정치적 집단으로만 몰아붙이기보다 ‘동반자’로 대우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창덕 산업부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