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극으로 시민과 만나는 ‘오월 광대’ 이지현 씨
‘오월 투사’가 ‘광대’로 변신한 이유는 뭘까. 5·18 진상 규명 투쟁에 나서는 동안 그는 아내와 이혼 위기를 맞았고 아들은 가출했다. 5·18로 인해 좌절과 고통의 삶을 살아야 했던 그는 음악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했다. 판소리와 북 장단은 물론이고 색소폰과 드럼도 배웠다. 그는 “광주상고 재학 시절 야구 응원단장으로 이름을 날렸는데 (그때) 예술적 끼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5·18 초청 강연자로 나선 2001년부터 그는 효과적인 강연법을 고민하다 마술을 배워 청중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마술과 색소폰 연주 등이 어우러진 그의 강연은 청중의 관심을 끌었다. 자신감을 얻은 이 씨는 마술과 성대모사, 연극 등을 가미한 1인극에 도전했다. 5·18민주화운동 30돌이었던 2010년 5월 처음으로 ‘애꾸눈 광대 29’라는 1인극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에는 경남 거창에서 열린 ‘아시아 1인극제’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 씨는 “불행한 가족사는 나뿐 아니라 당시 5·18에 참여했던 누구나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광주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1인극은 창작판소리, 마술, 성대모사, 영상 등으로 1시간 동안 꾸며진다. 마지막 장에서 이 씨는 관객과 무대에서 한데 어우러져 대동세상을 표현한다. 예명이 ‘이세상’인 이 씨는 “올해 전국 순회공연에 나서고 내년에는 해외에 있는 향우들에게 1인극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은 무료. 062-670-7496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