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담화는 정치적 타협의 결과 한국도 전쟁 당시 성문제 있었다”윤병세외교, 잇단 망언에 작심 발언 “국제상식 어긋나는 창피스러운 일”
이번 기자회견은 하시모토 시장이 앞서 13일 “전쟁 중에 위안부제도는 필요했다” “주일 미군이 풍속업(향락업)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해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은 데 대해 “진의를 밝히겠다”고 해 이뤄졌다.
먼저 하시모토 시장은 “언론이 나의 말을 오해했다”는 주장부터 펼쳤다. 그는 “2차 대전 때 주요 국가들이 위안부제도를 운영했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때 한국군에서도 성(性) 문제는 존재했다. 그 맥락에서 (위안부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위안부를 모집한 일본은 반성하고 위안부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게 나의 진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견에서 ‘반성’과 ‘사과’라는 용어를 각각 다섯 번이나 써가며 납작 엎드렸다.
하시모토는 또 자신의 견해를 정리한 발표문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법적 청구권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측에서 이견이 있다면 국제사법재판소에 호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를 포함해 국제사법재판소 등에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시장이 “반성한다”고 하면서도 과거사를 부정하는 발언을 이어가자 기자들 사이에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기자가 “다시 태어난다면 남성으로 태어나겠느냐, 여성으로 태어나겠느냐”라고 묻자 하시모토 시장이 답을 하기 전에 좌석에서 “위안부로 태어나라”고 조롱했다.
회견이 끝난 후 한 일본 기자는 “하시모토 시장이 ‘국가의 직접적 관여’에 집착하고 문제를 축소하고 있다. 그럼 국가가 직접 관여하지 않으면 일본의 위안부제도가 문제없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공개질의를 한 20명 가까운 기자 중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에 공감을 표시하는 기자는 한 명도 없었고 모두 비판적으로 질문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이정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