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와 경북 영주시가 올 1월 설을 앞두고 공동으로 출시한 ‘홍동백서’ 과일세트. 두 자치단체는 이 사업이 ‘영호남 기쁨 창조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2년간 10억 원을 지원받아 공동마케팅을 한다. 동아일보DB
전남 장흥군은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국토 정남쪽이다.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 사금마을에는 2004년 정남진 조형물이 들어섰다. 인천 서구는 국토 정서쪽인 ‘정서진’이다. 지리적으로 독특한 상징성을 가진 두 자치단체는 최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광역과 기초자치단체들이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타 지역 자치단체와 각종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지역 간 벽을 허물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상생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행정, 복지, 경제, 문화, 예술, 체육, 축제 분야에서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 상생협력에 나선 광역자치단체
광주시와 대구시는 이달 말부터 양 지역에 ‘시민의 기념 숲’을 조성한다. 광주시는 북구 오룡동 ‘광주 시민의 숲’ 1000m² 용지에 대구시를 상징하는 팔공산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이팝나무, 모감주나무(대구기념물 8호)를 심는다. 대구 두류공원에는 무등산국립공원의 주상절리대(입석대) 조형물과 5·18민주화운동 기념물, 시목인 은행나무 등을 심는 숲이 조성된다. 6월 13일부터 4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대구국제식품산업전에 개설되는 ‘달빛동맹관’에는 광주의 김치업체 등 식품 업체 10여 곳이 참가한다. 두 도시는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공동유치 △88고속도로 조기 확장 △미래형 치과벨트 공동 구축 등 5개 분야 12개 사업이 담긴 ‘달빛동맹 어젠다’ 사업을 공동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 공동 마케팅으로 시너지 효과
장흥군과 인천 서구는 정남진과 정서진을 연계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13일 자매결연을 했다. 농수축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고 문화예술 축제와 군·구민의 날 행사에 서로 방문하기로 했다. 농어촌 및 도시 체험을 통한 문화·스포츠 교류도 벌이기로 했다. 이명흠 장흥군수는 “물 축제와 편백숲 우드랜드, 한우, 표고버섯 등을 널리 알리는 관광자원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은 한때의 갈등 관계를 청산하고 상생협력하고 있다. 양측 주민들은 재첩 수확기인 5∼10월만 되면 갈등을 빚어왔다. 해마다 30억 원대의 수익을 안겨주는 재첩 어장을 서로 많이 차지하려다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두 자치단체는 주민 화해를 위해 2011년 공생발전협의회를 발족시키고 재첩 채취 경계수역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공동장터를 열고 올해는 광양과 하동의 주요 관광지에 상대 지역의 관광지를 홍보하는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전남 나주시와 경북 영주시는 호남과 영남의 대표 과일인 배와 사과로 하나가 됐다. 두 자치단체는 올 1월 설을 앞두고 출시한 과일세트가 전량 매진되는 대박을 터뜨렸다. 과일세트는 나주시와 영주시가 지역 특산품인 배와 사과를 한 상자(7.5kg)에 6개씩 담아 상품화한 ‘홍동백서(紅東白西)’. 지난해 수확 시기가 비슷한 두 과일을 한 상자에 담아 판매해 보자고 의기투합 것이 계기가 돼 공동 마케팅을 하게 됐다. 임성훈 나주시장은 “영호남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화합하자는 의미로 시작한 공동 마케팅이 영호남 연계 협력사업의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