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훈(오른쪽)이 28일 사직 두산전에서 2-3으로 뒤진 3회 선두타자로 나와 비거리 110m짜리 시즌 2호 동점 좌월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현대 방출→군복무→초등야구코치→신고선수
완도의 부친 마을어귀에 ‘1군 활약중’플래카드
조성환 부상속 하위타선 출발 당당히 2번 승격
두산전 2호 홈런 포함 3안타 쐐기타점 ‘원맨쇼’
롯데는 시즌 초부터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부진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특히 주축 타자들의 부상은 지난해 이대호(오릭스)의 일본 진출에 이어 홍성흔마저 두산으로 이적한 롯데 타선의 약화를 부추겼다. 그중에서도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중심타자 역할을 기대했던 조성환의 부상(햄스트링)은 단순한 전력손실 이상이다. 그러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했던가. 조성환을 대신해 2루수를 맡은 정훈(26)은 이제 타선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정훈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6년 현대에서 방출된 직후 일반병으로 2년 동안 군복무를 마쳤다. 제대 후에는 모교인 양덕초등학교에서 야구부 코치로 어린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러나 야구선수에 대한 미련은 쉽사리 시들지 않았다. “선생님이 다시 야구를 하면 좋겠다”는 학생들의 바람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정훈은 2010년 테스트를 거쳐 롯데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꾸준한 노력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전남 완도에서 살고 있는 그의 부친 정종배 씨는 마을 어귀에 ‘신지면 신리 정종배씨 子 정훈,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1군 주전 활약 중’이라고 쓰인 플랜카드를 내걸었다. 이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롯데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동점 홈런에 쐐기 적시타까지, 28일은 ‘정훈의 날’
‘성공’이라는 절실함을 품고 있던 정훈은 조성환의 부상으로 찾아온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롯데는 5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정훈의 활약과 4회부터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계투진(김승회∼이명우∼정대현∼강영식)의 수훈으로 두산을 8-3으로 꺾었다.
사직|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