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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맞는 바둑리그… 풍성한 기록의 주인공들

입력 | 2013-05-29 03:00:00

최다승 - 최철한, 승률최고 - 이세돌




왼쪽부터 최철한 9단, 목진석 9단, 이세돌 9단, 김지석 9단, 최다 15연승의 강동윤 9단

바둑을 활성화하고 팬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2004년 도입된 바둑리그. 첫해 8개 팀, 상금 10억 원 규모로 시작한 바둑리그는 올해 10년째를 맞아 질적 양적으로 성장했다. 출전 팀은 과거엔 중소기업 위주였으나 이제는 대기업 위주로 꾸려지고 있다. 많은 팀이 사라졌지만 한게임이 10년 개근했으며, Kixx팀이 8년째 팀을 유지하고 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간 많은 기록이 양산됐다.

미국 프로 야구에서 메이저리그 소속 선수들을 메이저리거라고 부르듯 바둑리그에서 뛰는 기사를 흔히 바둑리거로 부른다. 바둑리거로 뽑히면 한 해 농사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 대국이 많아 일정한 수입이 들어온다. 게다가 상위 랭커와 겨루는 한편 동료들과 함께 수를 연구하다 보면 실력이 늘어 다음 해 또 좋은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280명 가운데 10년째 바둑리거로 활약하는 기사는 이창호 최철한 박영훈 이영구 목진석 박정상 안조영 9단 등 7명뿐이다.

역대 최다승은 최철한(27). 최근 치러진 201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까지 81승을 거둬 다승 1위의 영예를 안았다. 2위인 이영구(75승 39패), 3위 강동윤(75승 34패)과는 6승 차다. 최철한은 바둑TV 인터뷰에서 “2004년 유창혁 사범과의 첫 대국에서 승리한 게 기억에 남는다”며 “최다승이 기분 좋고 경쟁자들을 따돌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대국을 한 기사는 목진석(33). 그는 최철한과 함께 117번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만큼 감독이 믿을 만한 기사라는 뜻이다. 그는 “2004년 첫 대국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라며 올해 팀(한게임)의 우승을 다짐했다.

최고 승률은 단연 이세돌 9단(30)이다. 2009년 휴직으로 1년간 출장하지 않는 바람에 지금까지 다소 적은 정규리그 100경기에 출장해 73승을 거두며 73%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2위는 최철한(69.8%), 3위는 강동윤(68.8%)이다.

그리고 팀을 대표하는 1지명(주장)으로 선발된 기사는 모두 19명. 이 중 이창호 이세돌 최철한 박영훈이 9차례 주장으로 뽑혔다. 다음은 조한승 이영구 김지석 강동윤이 5차례 선발됐다.

이 밖에 최우수선수(MVP) 최다 수상자는 3회의 김지석 9단(24). 그는 요즘 생애 처음으로 랭킹 2위에 오르고 GS칼텍스배에서 우승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세돌이 2차례 수상해 2위이고, 최철한 박영훈 윤준상 강동윤이 각각 1회 수상했다. 이와 함께 강동윤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바둑리그에서만 15연승을 거두는 기록을 세웠다.

이세신 바둑TV편성기획팀장은 “바둑리그가 시작되면서 프로기사들의 실력이 좋아지고 격차가 줄어들었다”며 “앞으로 야구처럼 지역을 바탕으로 한 구단제가 정착돼 팬들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