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도 충격 흡수하는 獨 바스프 신소재 ‘엘라스토코스트’
2011년 12월 전남 진도군 고군면 가계리 해안에 폴리우레탄 소재 방파제인 ‘엘라스토코스트’를 시공하는 모습. 기존 지형에 폴리우레탄 접착제를 부어 만드는 엘라스토코스트는 하루면 시공을 끝낼 수 있다. 한국바스프 제공
글로벌 화학기업인 독일의 바스프가 2004년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독일 함부르크공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방파제 ‘엘라스토코스트’다.
○ 물보라 덜 이는 신소재 방파제
엘라스토코스트는 해안가에 있는 자갈들을 폴리우레탄 소재로 접착시켜 만든 방파제다. 작은 자갈을 붙여 하나의 큰 덩어리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이인태 해양수산정책기술연구소장은 “엘라스토코스트에서는 파도가 방파제에 튕겨서 발생하는 물보라의 높이가 콘크리트 방파제보다 30% 정도 낮았다”며 “장기적으로 엘라스토코스트가 콘크리트 방파제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엘라스토코스트는 콘크리트 방파제에 비해 장점이 많다. 콘크리트방파제는 설치하려면 지형을 깎아야 하는데 엘라스토코스트는 기존 지형을 그대로 살릴 수 있고, 작업도 접착제를 들이붓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에 시공이 하루 만에 끝난다. 방파제 아래 수중 지형이 덜 침식되고 그만큼 수중 생태계를 보호해준다. 접착제로 쓰는 폴리우레탄 성분은 물에 녹지 않고 생물에도 무해해 영국에서는 상수원 저수지에도 쓰인다고 한다.
○ “전국 해안가에 설치하는 게 목표”
엘라스토코스트는 현재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 등 세계 20여 곳의 해안가에 설치돼 있다. 국내에는 전남 진도군 고군면 가계리와 조도면 관매도 등 두 곳에 설치돼 있다.
진도군 관계자는 “지난해 7, 8월 태풍 카눈, 볼라벤, 덴빈이 연달아 오면서 전국 생산량의 약 40%를 책임지는 전복 치패 양식장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등 모두 480억여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태풍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 엘라스토코스트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스프 측은 “전국 해안가에 엘라스토코스트를 설치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