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골프장 공사 관련 금품수수 의혹”… 서종욱 사장 “그림 돌려보내라 지시했다”김학의 前차관 오늘 피의자 신분 소환
유력 인사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모 씨(52)가 골프장 공사 수주를 위해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64)에게 그림 로비를 시도했던 사실이 28일 확인됐다.
서 사장은 “그림을 돌려보냈고 다른 금품은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윤 씨가 그림 외에 다른 금품을 서 사장에게 건넸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이 24일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이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서 사장은 경찰 압수수색 하루 전인 23일, 임기를 6개월 남겨 두고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직서를 냈지만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사정 당국과 대우건설 등에 따르면 윤 씨는 2010년 강원 춘천시의 골프장 공사 하도급을 따내기 위해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로비하는 과정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대우건설 전 임원 A 씨를 통해 서 사장에게 그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 사장은 이튿날 비서에게 그림을 돌려주라고 지시했으나 A 씨가 그림을 돌려받지 않겠다고 해 그림은 중역실 앞 사무실 복도에 최근까지 걸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4일 압수수색 때 이 그림을 압수했다.
문제의 골프장 공사 당시 윤 씨가 운영하던 동인건설은 68억 원 규모의 클럽하우스와 토목공사 일부 등 총 240억 원 규모의 공사를 대우건설에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인건설이 따낸 하도급 공사 중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경찰은 서 사장이 윤 씨에게서 그림 외에 별도의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대목을 집중 수사 중이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서 사장이 윤 씨에게서 금품을 받고 그 대가로 윤 씨의 공사 수주를 도왔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윤 씨의 성접대 리스트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21일 윤 씨에 대한 3차 소환조사에서 성접대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여성들과 윤 씨를 대질신문했다. 윤 씨는 성접대 혐의를 전반적으로 부인하면서도 여성들의 추궁에 흥분하는 등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윤 씨에게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57)에게 29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피의자 신분의 소환 통보여서 김 전 차관이 3차례 이상 불응할 경우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할 수도 있다. 경찰은 김 전 차관에 대해 “원칙에 입각해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경찰이 신청한 김 전 차관 체포영장을 검찰이 승인하지 않을 경우 검경 갈등이 재연될 개연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