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린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이미 승인”

6·15행사 南대표 참가 허용도 요구… 당국간 대화 피하며 南南갈등 조장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6·15 남북공동선언 관련 단체의 방북 문제를 놓고 한국 정부와 민간 사이를 노골적으로 이간질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8일 담화를 발표하고 “남조선 당국은 6·15 공동행사에 대한 남측 단체의 참가를 즉시 허용해야 한다. 그 무슨 ‘남남(南南) 갈등’이 우려된다면 당국자들도 통일 행사에 참가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또 “개성공업지구 기업가의 방문길도 열어주어야 한다”며 “우리는 기업가들의 방문을 이미 승인한 상태이며 이들이 들어오면 제품 반출 문제를 포함해 공단 정상화와 관련한 어떠한 협의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평통은 “남조선 당국은 신변안전과 같은 공연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으면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을 함께 들여보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그동안 제안한 △단절된 남북 통신선 회복 △당국 간 실무회담 호응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통일부는 27일 성명에서 “북한이 남북 당국 간 대화 제의는 계속 거부하면서 민간단체를 상대로 6·15 행사 개최를 제의하는 등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남남 갈등을 조장하려는 구태의연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통일부는 28일 또다시 성명을 내고 “북한이 당면한 원·부자재, 완제품 반출 문제 협의를 위한 남북 당국 간 대화에 응하는 것이야말로 개성공단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며 대화 호응을 거듭 촉구했다.

6·15 남측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가 중요한 남북대화 재개의 기회를 앞장서 막았다”고 비판하고 개성 공동행사 성사를 위한 협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