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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노동계-中企 초청해 ‘국민대통합’ 토론

입력 | 2013-05-30 03:00:00

“甲질 개혁해야 기업생태계 활성화” “동반성장 공감하지만 규제 지나쳐”




재계와 노동계, 중소기업계, 소비자 분야 전문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동반성장과 국민통합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에서 ‘국민대통합 심포지엄’을 열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최근의 소득 불균형 확대와 일자리 부족 현상이 사회통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합을 위해서는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노동계와 재계, 정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지만 방법론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이해당사자 간 양보를 전제로 한 대화만이 지속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노동시장 개입을 자제하는 대신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사문화된 노동자 보호조치를 현실화하고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사회연대적 노사관계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는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을 우선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과 중소 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동반성장의 취지에 대해서는 참석자 대다수가 동의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하도급법 강화, 유통분야 규제 등 방법론에서는 전문가별로 의견이 갈렸다.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시행 중인 중기적합업종 제도는 과거 폐해가 입증돼 폐지된 고유업종 제도와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중기적합업종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계도 자구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도급법 개정안에 대해 안재욱 경희대 교수는 “경제적 피해와 사회적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사회에 만연한 ‘갑을(甲乙) 관계’를 개혁하고 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유통분야 제도 개선과 관련해 박주영 숭실대 교수는 “대기업슈퍼마켓(SSM)의 진입을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것보다 중소 유통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마련한 전경련의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경제 분야의 국민대통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듣고 해결책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