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8월 태풍 ‘볼라벤’에 뿌리째 뽑혀복구후 영양제 등 온갖 정성에도 고사
‘5월 광주’를 상징하는 회화나무를 살리기 위해 광주시가 온갖 정성을 쏟았으나 회생하지 못했다. 광주시 제공
높이 10m인 이 회화나무는 지난해 8월 태풍 때 넘어지면서 잔뿌리의 상당 부분이 손상돼 생존 여부가 불투명했다.
▶본보 2012년 8월 31일자 A17면 참조… 광주시 “힘내라! 회화나무”
회화나무는 지난달 말 기온이 오르면서 4개 가지가 연한 초록빛을 띠어 회생 가능성을 보였다. 시는 이달 중순까지 새순이 나면 완전히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소생하지 못했다. 임은라 광주시 도시녹화담당은 “한 달 전 가지에 물이 올라 내심 기대가 컸는데 안타깝다”며 “가지에 물이 오른 건 수액에 있던 양분이 마지막으로 공급되면서 나타난 현상 같다”고 말했다.
수령 200년인 이 회화나무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생생한 목격자다. 당시 나무를 둘러싸고 계엄군 초소가 있었고 시민들이 초소에서 계엄군에게 무참히 폭행당하고 끌려가기도 했다. 시민들은 5·18민주화운동의 증인인 회화나무가 싹을 틔워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모습도 지켜봐주길 바랐지만 결국 올 5월을 넘기지 못했다. 광주시는 회화나무가 지닌 상징성을 감안해 후계목을 심을지, 고사한 나무를 박제해 현장에 보존할지를 5·18 관련 단체와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