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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피플] 롯데 손아섭 “내 목표는 최고” 왕을 품은 남자

입력 | 2013-05-31 07:00:00

롯데 손아섭은 어느덧 정상급 외야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더 뛰어난 선수가 되기 위해 더 높은 곳을 향해 끊임없이 달리고 있다. 손아섭이 30일 사직 두산전 3회말 2사 1·2루서 1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1루로 뛰고 있다.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공·수 발군…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
4번타자 잃은 롯데의 유일한 3할 타자
타율·최다안타 선두권…타격왕 야망
“때를 기다릴 뿐…난 최고가 되고싶다”

롯데 손아섭(25)은 포부가 큰 선수다.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가짐과 꾸준한 노력은 그가 롯데의 중심타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2007년 롯데에 입단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가 됐다.

2012년에는 158안타를 생산해내며 최다안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데뷔 이후 첫 개인 타이틀 수상이었다. 데뷔 초기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도 이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빨랫줄 같은 송구로 주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손아섭이다.

공·수를 겸비한 그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수상의 영광도 누렸다.

● 중심타자의 책임감

롯데는 2011시즌 뒤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이대호(오릭스)에 이어 지난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두산으로 돌아간 홍성흔 등 두 거포의 연쇄이탈로 졸지에 중심타선이 크게 약화됐다.

이처럼 2년 연속 4번타자를 잃은 팀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타선의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 여기에 호타준족의 김주찬마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주축 타자들의 이적으로 올 시즌 팀 내에서 손아섭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그에게서 이대호, 홍성흔과 같은 거포의 이미지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손아섭은 자신의 강점인 콘택트 능력, 안타생산 능력을 뽐내며 롯데의 중심타자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스스로도 찬스에선 자신이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롯데는 믿었던 강민호마저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터라 충격이 컸다.

손아섭은 29일 사직 두산전에서 1회 결승타점을 뽑아낸 데 이어 30일 두산전에서도 1-1로 맞선 3회 2사 1·2루서 좌전적시타로 역전을 이끌어냈다. 책임감이 불러일으킨 집중력 덕분이다. 롯데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3할 타자는 손아섭이 유일하다.

● 타격왕, 호시탐탐 노린다!

30일까지 손아섭은 타율(0.335), 최다안타(54개) 부문에서 당당히 리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최다안타 1위에 이어 올 시즌에는 강력한 타격왕 후보로 꼽힌다. 2011년 0.326(타격 5위), 2012년 0.314(타격 3위)에 오르며 리그 정상급의 타격 솜씨를 이미 검증 받았다. 타격왕에 대한 이야기에 손아섭은 “이제 시즌 일정의 3분의 1을 소화했을 뿐이다. 아직은 타격왕을 언급할 때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렇다고 타격왕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시기상의 문제일 뿐이다.

손아섭은 “나는 늘 최고가 되고 싶다. 지금은 낚시 바늘에 지렁이를 끼워놓고 (고기를) 낚아 올리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신수(31·신시내티) 형 같이 잘 치는 타자도 잠깐 페이스가 떨어지니 타율이 2할9푼대로 떨어지지 않는가. 최고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주일만 부진해도 타율이 뚝 떨어진다. 페이스를 유지하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 꾸준히 노력하고 기다리면 기회가 올 것이다. 100경기쯤 소화했을 때도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면, 그 때는 (타격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마음속에 간직한 포부를 살며시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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