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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시대, 철학은 어디쯤에… 한국철학회 60주년 학술대회

입력 | 2013-05-31 03:00:00


김혜숙 회장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LTE 기술의 시대에 철학은 어디쯤 와있을까.

생명공학과 인지과학, 정보기술(IT)이 인간의 신체와 정신까지 변형시키는 신인류, 즉 ‘포스트휴먼(post-human)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가운데 인간은 정체성의 혼란에 부딪히고 있다. 새로운 존재론과 가치관, 윤리관 정립이 시급한 상황에서 철학자들이 나섰다.

한국철학회(회장 김혜숙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는 31일∼6월 1일 경남 김해 인제대에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철학’을 주제로 창립 6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연다. 기조발표를 맡은 엄정식 한양대 석좌교수는 “과학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지식을 창출하고 과학기술을 출현하게 한 ‘과학정신’의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며 “과학기술시대를 바람직하게 살아가는 지혜는 바로 과학정신을 체득해 생활화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이진우 포스텍 석좌교수는 ‘인간과 기계의 융합’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철학자들이 인간 본성에 관한 사변에 빠져있는 사이, 과학자와 기술자는 인간의 삶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인간향상기술’을 발전시킴으로써 인문학의 영토인 휴머니즘마저 자신들의 영역으로 식민지화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트랜스휴머니스트(trans-humanist·첨단기술을 통해 포스트휴머니즘이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믿는 학자들)가 추구하는 급진적 인간향상이 과연 인간조건과 양립할 수 있는지에 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대회에서는 또 김재완 고등과학원 교수가 ‘철학적 고려가 절실한 20세기 과학적 발견’을, 김혜련 연세대 인문학연구원 전문연구원이 ‘기술은 여성의 명예에 기여했는가’를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