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씨앗/허은순 글/박정완 그림/50쪽·1만2000원/은나팔
할머니는 정성껏 씨앗을 뿌렸습니다. 어서어서 예쁜 꽃을 피우렴. 할머니는 콧노래를 부르며 물을 주었지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궁금해하는 꼬마 보람이에게 할머니는 말했어요. “잠자는 씨앗을 깨우고 있단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새끼손톱보다 작은 싹이 돋아났어요. 보람이는 땅이 거대한 마법 상자 같았지요. “할머니, 나도 씨앗을 심으면 예쁜 싹이 나올까요?”
보람이는 화분에 반짝이는 유리 조각을 심었어요. 왜 빈 화분을 들고 다니느냐고 묻는 어른들에게 보람이는 씩씩하게 대답했습니다. “쉿! 유리씨앗이 자고 있어요. 잠에서 깨어나면 아주 멋진 일이 일어날 거예요.”
엉뚱하고 낯선 씨앗이 어떤 꽃으로 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랍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