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대표 창업가 2인
이스라엘 전문가로 꼽히는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은 4월 현지 취재를 앞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KT 부사장 시절부터 이스라엘을 여러 차례 방문해 창업가들을 만나며 이들의 도전정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자신의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상품성을 극대화하는 적극성 면에서 이스라엘 창업가들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의료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프리펙스를 창업한 차머렛 퓨어스트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이었다. 그는 외과수술 없이 간단한 기구만으로 포경수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아프리카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퇴치에 나서고 있는 사회적 기업가다.
그의 스토리는 뉴욕타임스, BBC 등에 소개되며 유명해졌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갑작스러운 성공에 대해 “언제든 떨어질 수 있는 열차에 오른 느낌”이라며 “성공이냐 실패냐보다 최선이냐 차선이냐만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에 나서기를 꺼리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비즈니스는 리스크(위험)를 짊어지는 것”이라며 “자신을 믿고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이스라엘 창업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고집하는 이스라엘의 문화가 창업국가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수자원 관리 분야의 유명 기업 타카두를 창업한 아미르 펠렉 CEO는 이스라엘의 최고 엘리트 부대 중 하나인 탈피오트 출신이다. 그는 군 복무시절 상관으로부터 “당신이 고급 인재라면 내 말을 곧이곧대로 따르지 마라. 그럴 거면 내가 당신을 데리고 일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상명하복(上命下服)이 중시되는 군대에서도 논쟁을 피하지 않는 독특한 문화가 많은 사람을 창업으로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창업 육성 정책에 대해 “정부가 스타트업의 초기 리스크를 없애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창업가들을 자주 만나는 것은 물론 직접 비즈니스를 연결해주기도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창업가들을 자주 만나 명예롭게 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텔아비브=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