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선박 침몰 영흥도서 첫 작업
아시아 최대인 290t급 수중 발굴 전용 인양선 누리안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3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역에서 고려시대 침몰선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 작업을 시작했다. 인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3일 오후 3시 인천 영흥도 인근 섬업벌 해역의 ‘누리안호’ 잠수통제실에서는 바닷속과의 대화가 활발하게 오갔다. 해저 10m 지역에 있던 잠수사 강대흔 씨(55)의 머리 쪽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침몰선 근처 유물의 모습이 잠수통제실 모니터에 뚜렷이 전해졌다.
아시아 최대인 290t급 수중 발굴 전용 인양선인 누리안호는 지난달 31일부터 12세기 후반 또는 13세기 초반에 침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선박의 유물을 발굴하고 있다. 이날 작업은 본격적인 유물 인양에 앞서 30분간 잠수부가 유물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이날 탐사한 선박에서는 2010년 고려청자가 대량으로 발견됐다. 지금까지 침몰선 주변에서 청자를 비롯한 700여 점의 유물이 인양됐지만 조류가 강하고 풍랑이 심해 더이상 일반 선박으로는 조사가 불가능했다. 누리안호의 투입으로 작업이 재개돼 발굴 작업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발굴단은 8월까지 예정된 수중 발굴 조사를 위해 잠수사 4명과 연구원 3명 등 조사단 20여 명이 10일씩 연속으로 탐사 작업에 참여한다. 이날 공개된 자료 영상에서는 닻을 고정하는 돌인 닻돌과 깊은 원통형 모양인 철제 솥, 나무로 된 선체 형태가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침몰 당시 해저 흙 속에 배가 박혀 산소가 차단돼 부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굴단은 앞으로 발굴품의 가치와 보존 상태 연구를 진행한 뒤 마지막 단계로 인양작업을 하게 된다. 발굴단은 이날 발굴 과정의 안전을 기원하는 개수제(開水祭)를 지냈다. 소재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소장은 “누리안호 시동으로 육지보다 넓은 바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