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국 병력 8000여명 참여시리아 겨냥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 러시아 “분쟁악화 가능성” 비판시리아 정부군 사린가스 사용說… 佛 - 英 잇달아 “증거 나왔다” 성명
미국이 시리아의 인접 국가인 요르단과 이달 말 패트리엇 미사일과 F-16 전투기를 동원한 군사훈련을 하기로 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인 요르단의 요청에 따라 훈련이 끝난 후에도 무기 중 일부를 요르단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AFP통신이 5일 보도했다. 특히 패트리엇 미사일은 소련제 스커드 등 단거리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데다 서방이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을 때 꼭 필요한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19개국 병력 8000여 명이 참여한다. 이번 훈련은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뜻을 시리아 측에 경고하는 것으로 외신은 보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해 온 러시아는 “분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앞서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려는 외부 세력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알아사드 정권에 미사일과 전투기 등 첨단 무기를 제공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성명을 내 “아사드 정권이 반군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국지적으로 사린가스를 사용했다는 것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며 “아사드 정부 및 공모자들이 사용한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화학무기 생산 공장과 저장고를 겨냥한 군사적 행동을 포함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며 “이제 행동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프랑스2 방송 인터뷰에서 “이로 인해 제네바2회의(시리아평화국제회의) 개최가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르몽드지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가 4월 29일 시리아 이들리브 지방 북쪽의 사라케브에서 정부군 헬리콥터의 공격을 받은 피해자들로부터 채취한 소변과 혈액 샘플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사린가스 성분이 나왔다. 최근 다마스쿠스 외곽을 취재한 뒤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게 분명하다고 보도했던 르몽드지 기자들이 현지에서 가져온 샘플도 이용됐다. 프랑스는 분석 결과를 유엔에 제출했다.
영국 정부도 시리아에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사린가스에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가디언지가 5일 보도했다.
:: 사린가스 ::
무색무취한 신경가스로 노출되면 호흡기와 근육이 마비돼 몇 분 내에 질식사에 이른다. 독성이 청산가리의 500배로 1.2kg 정도 살포되면 반경 33m 지역이 오염된다. 1995년 발생한 옴진리교의 도쿄 지하철 독가스 살포 사건으로 널리 알려졌다.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쓰기 위해 개발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