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용공단 vs 화교 리조트 ‘주거니 받거니’ 好好
[1]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복합 레저타운’ 예정지에 4차로 포장도로까지 깔끔히 놓여 있다. [2] 중국 산둥 성 랴오청 시 경제개발구에 조성될 ‘경기도 기업 전용 산업단지’의 터 닦기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3] 인천 차이나타운에 문을 연 남동공단 중소기업 공동 브랜드 제품 ‘휴띠끄’ 전용매장. 경기도·인천도시공사 제공
인천에는 100여 년 역사의 차이나타운이 있고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인천과 산둥 성 웨이하이(威海) 간에 첫 여객선이 개통됐다. 어느 지역보다 중국과 ‘스킨십’이 많은 인천과 경기도는 중국 지방자치단체와의 교류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중국 첫 ‘특정 외국 지자체 전용 공단’
경기도에 파견 근무 중인 랴오청 시 경제개발구 자오량(趙亮) 과장은 “싱가포르 정부 주도로 조성된 장쑤(江蘇) 성 쑤저우(蘇州) 공업원구가 외국기업 투자유치로 활성화한 것을 보고 경기도에 공단 조성을 제의했고 경기도가 적극 호응해 경기도 기업 전용 공단 조성 양해각서가 체결됐다”고 소개했다.
자오 과장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생산하는 외국의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중국에 진출해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용지 확보부터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다”며 “산둥 성의 중심에 자리 잡아 중국 전역을 오가는 데 교통 물류 환경이 탁월한 랴오청 시에 투자해 점차 커지는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자오 과장은 “투자기업 자녀의 중국 내 학교 입학 지원 등 10여 가지 혜택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올해 2월 경기 수원 의정부 안산 등에서 1000여 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으며 전자, 자동차부품, 정밀기계 제조, 바이오과학 등 분야의 기업 투자를 적극 도울 예정이다. 경기도 교류통상과 김기상 계장은 “중국 측이 터를 닦고 전기 수도 통신 등 인프라도 모두 제공해 투자에 따른 위험이 상대적으로 훨씬 적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 ‘중국 자본, 영종도와 인천 뒤바꾸나’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 등은 요즘 합격자 발표를 앞둔 수험생처럼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공사는 올해 1월 인도네시아 화교기업인 리포, 미국의 카지노 전문업체 시저스와 ‘리포-시저스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설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하고 문체부의 건설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는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포함돼 있다. MOA는 투자에 필요한 허가만 떨어지면 즉각 투자와 공사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김명환 공사 투자유치처장은 “미단시티는 지난해 9월 정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설립 조건을 완화해 ‘사전허가 심사제’를 도입한 후 첫 케이스로 허가에 필요한 모든 요건을 갖췄다”며 “외국기업으로서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개발 계획을 제시하고, 500억 원을 한국 내 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춰 개발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포-시저스 사업이 승인을 받으면 미단시티뿐 아니라 영종도와 인천에도 새로운 연쇄 투자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단시티의 일부인 ‘리포-시저스 카지노 복합리조트’ 허가가 날 경우 미단시티 전체를 대상으로 개발을 하겠다는 중국 자본들이 있다고 김 처장은 말했다.
○ 중국 관광객, 수도권 유치 활동 본격화
도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 산둥 성 지난(濟南),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 등을 돌며 ‘관광 홍보 상담회’와 ‘자매도시 간 우호교류의 밤’ 행사를 열고 경기도의 관광 자원을 설명했다. 강 과장은 “랴오닝 성 관계자는 허브아일랜드의 설명을 듣고 랴오닝 성에도 지사 설립을 제의했다”며 “뷰티산업 업체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9개 도시를 오가는 10개 여객 노선이 운행되고 있는 인천에도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 물결이 밀려들고 있다. 인천도시공사 이병훈 관광진흥팀장은 “여객선을 이용하는 중국인 승객이 과거에는 ‘보따리상 소상인’이 80∼90%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20∼30%로 줄었다”며 “이는 일반 중국인 관광객 수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천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중저가 숙박시설이 부족해져 인천시와 공사는 모텔을 비즈니스호텔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1곳, 올해는 74곳이 이 같은 시설 전환을 신청했다.
민경석 공사 관광사업본부장은 “인천이 국제공항을 낀 관문에 위치하는데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9%만이 들러 관광하고 나머지는 그냥 스쳐 지나간다”며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서울과 제주도로 몰리는 것은 쇼핑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 본부장은 “서울 제주 부산에만 있는 ‘시내 면세점’을 인천에도 설치하기 위해 추진했지만 공사 지분이 30%를 넘지 못하게 하는 등 제한이 많아 결국 무산됐다”며 “결국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어 큰 아쉬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는 인천남동공단의 20여 개 화장품 업체가 공동으로 ‘휴띠끄’라는 공동 브랜드로 화장품과 일용품 등을 생산토록 하고 올 3월에는 남구 차이나타운에 전용매장을 여는 것을 지원했다.
인천시청 국제협력관실 임미선 주무관(중국 담당)은 “산둥 성의 룽청(榮成)과 백령도 간에는 고속여객선 항로 개설도 2012년 양해각서를 체결해 추진 중”이라며 “백령도 노선이 개설되면 한반도 안보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인천=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