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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민원 공무원에 폭력 쓰면 구속수사” 대검, 악성 민원인 엄벌 방침

입력 | 2013-06-07 03:00:00


본보 3월 7일자 A12면.

지난해 4월, 경기 성남시 중원구청에서는 대낮에 흉기 난동이 벌어졌다. 생계비 지급이 월 20만 원 줄어든다는 통보를 받은 A 씨(39)가 구청에 찾아와 복지담당 공무원에게 칼을 휘두른 것이다. 이 공무원은 얼굴과 목에 8cm에 달하는 깊은 상처를 입었고 손가락 2개가 절단돼 봉합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사회복지사를 비롯한 사회복지·민원담당 공무원을 상대로 한 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4월에는 B 씨(49)가 충남 아산시청 건물에 돼지 분뇨를 뿌려대고 이를 막던 공무원 2명과 경찰관에게 낫까지 휘둘렀다. 기르던 돼지들이 시청의 공사 소음 때문에 폐사하자 1억 원의 보상금을 받았지만 ‘땅도 수용해 달라’는 요구를 시가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A 씨와 B 씨 두 사람은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경찰에 구속됐다. 하지만 비슷한 피해를 입어도 참고 넘어가는 게 대다수 공무원들의 현실이다.

대검찰청 형사부(부장 박민표 검사장)는 앞으로 복지·민원 담당 공무원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이전에도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라는 방침을 전국 검찰청에 내려 보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사회복지사 등 복지 및 민원 담당 공무원들이 폭언과 성희롱에 폭행까지 당하고, 스트레스를 못 이겨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르자 내놓은 대책이다.

▶본보 3월 7일자 A12면… [‘복지첨병’ 사회복지사 그들이 지쳐간다]<上> 고달픈 하루

▶본보 3월 8일자 A13면… [‘복지첨병’ 사회복지사 그들이 지쳐간다]<下>좌절하는 미래의 첨병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사회복지사 등 복지담당 공무원이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건은 모두 1409건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10%인 131건만 경찰로 넘겨졌고 나머지 90%는 피해 공무원이 근무하는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무마한 채 끝났다.

수성대 사회복지과 백창환 교수팀이 복지 담당 공무원 453명을 조사해 지난달 2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51.9%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고,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일반인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상습범의 경우 높은 형량을 받도록 법정에서 구형 형량을 높이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할 예정이다. 또 피해 공무원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공무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우편진술서나 전화 조사를 활용하고, 경찰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즉시 피해 공무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취하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대검 관계자는 “악성 민원인의 폭력행위는 담당 공무원은 물론이고 선량한 복지수혜자에게도 피해가 돌아가는 만큼 엄격하게 처벌하겠다”고 설명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