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수석비서관과 홍보수석비서관은 선정하는 기준이 다르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6일 “정무수석은 친박(친박근혜)이 아닌 인사가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남기 전 홍보수석의 사표를 수리한 지난달 22일 이미 차기 홍보수석으로 이정현 수석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한다.
이 전 수석이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물러나면서 흔들리는 홍보라인을 수습해야 하는 데다 김선동 정무비서관이나 신동철 국민소통비서관 등 대통령의 측근들이 버티고 있는 정무라인에 비해 홍보라인에는 대통령의 뜻을 잘 아는 인사가 적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현 수석이 정무보다 홍보에 더 적임이라는 판단도 곁들여졌다.
박 대통령은 그 대신 정무수석은 친박 인사의 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비박(비박근혜) 인사를 포함해 야당 출신, 나아가 의원 출신이 아닌 비정치권 인사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새로운 인물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수석 자리엔 자신의 뜻을 잘 아는 측근 인사를 기용했지만 정무수석은 국민통합과 여야를 아우르는 국회 소통에 적합한 인물을 찾겠다는 뜻이다.
이정현 수석이라는 최후의 보루를 가지고 소극적으로 대안을 찾았던 홍보수석과 달리 정무수석은 염두에 둔 사람 없이 제로베이스에서 찾고 있다고 한다.
여기엔 친박 인사 중에는 정무수석을 맡을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현실적 고민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전직 초선은 무게감이 떨어지고, 친박 전직 재선이나 3선은 본인들이 꺼리거나 강성 이미지로 야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힘든 이가 많았다고 한다. 일부에서 보도된 청와대 내부 승진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100일(4일)을 전후로 보도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운영의 가장 아쉬운 분야로 인사가 주로 지적됐다. 적임자를 찾지 못할 경우 다시 돌고 돌아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본 친박 인사가 임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정무수석과 대변인 인선은 ‘수첩인사’로 지적받아온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변화로 이어질지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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